체육계 성폭력 파문에 '인식개선교육' 강화 나서
"전수조사, 2차 피해 우려 … 기존 안전장치로 신중 접근"
인천시교육청이 최근 빙상과 유도에 이어 체육계 전체로 퍼지는 성폭력, 성폭행 의혹 파문을 주시하며 학교 운동부 내 인식 개선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타 시도교육청에서 학교 운동부 선수 전수조사, 합숙소 단계적 폐지 등 강도 높은 대책이 잇따르는 와중에 인천시교육청은 기존 안전장치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신중한 접근이다.

2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2월 예정된 인천지역 체육 교사 대상 연수에선 학교 운동부 전반적인 운영 방식을 놓고 논의가 이어진다. 지도자와 선수 사제지간이 아닌, 일부에서 나타나는 갑과 을 '주종관계' 구조에서 탈피하는 데 더해 지도자와 학생, 선후배 사이 성교육이 주를 이룰 계획이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성폭행 의혹 이후 유도선수로 활동했던 한 여성이 고교 시절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체육계 폭로가 이어지자 시교육청이 내부 담금질에 돌입한 것이다.
다른 지역 교육청에 비하면 눈에 띌 만한 움직임은 아니다.

지난주 제주도교육청은 1대1 면담을 통해 모든 학교 운동부 선수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벌이고 경기도교육청은 90여개 운동부 합숙소를 줄인다고 발표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학교 미투 논란 등 민주적인 성 인권 학교문화 조성, 성범죄 없는 학교 배움터를 위한 후속 조치들이 있었다. 이외 신고 센터까지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안"이라며 "폭로한 선수들 2차 피해를 생각하면 운동부마다 찾아가 민감한 상담을 하는 전수조사가 꼭 옳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에는 운동부 합숙소가 고등학교에 8개가 전부라 이에 대한 폐지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당장 성교육 확대와 신고 체계 확립도 중요하지만 성적 지상주의에 따른 '상명하복'식 지도 관행부터 뿌리 뽑아야 위계에 따른 범죄가 줄어든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