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산하 KDI가 조사중
개각 대상…영향력 '물음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B노선(GTX-B) 건설 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지 않더라도,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다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을까.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GTX-B 사업은 총사업비 5조9000억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80㎞ 구간을 오가는 급행철도 노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하 50m 터널에서 평균 시속 100㎞로 달리기 때문에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26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GTX-B 사업은 예타 면제 요청과 별도로 이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올해 내 추진이 가능하다는 약속을 받은 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의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 타당성 조사는 무분별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막고 국가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999년 도입된 제도다.
우선 현재 GTX-B의 예타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올해 안에 예타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 예타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관계자는 "조사가 언제 끝날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GTX-B의 사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검토할 부분도 적지 않고 그래서 조사 완료 시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올해 안에 GTX-B 예타 통과를 약속했다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개각 대상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KDI는 국토부가 아닌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으로 김 장관의 입김이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이 교체된다면 '약속 이행자'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으로 박 시장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GTX-B가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돼 조기 착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GTX-B의 예타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2014년 당시 GTX-B는 경제성(비용 대 편익 비율·B/C)이 기준치 1보다 한참 아래인 0.33을 기록해 첫 예타 조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6조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투입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가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3기 신도시로 남양주 왕숙지구가 지정됨에 따라 이 지역이 B노선에 포함되면 경제성이 높아져 예타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결론적으로 GTX-B 예타 조사는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게 현재로선 정답에 가깝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GTX-B 예타 통과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신도시 조성 사업에서 광역교통망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이런 시급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올해 안에 예타 통과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박범준·김예린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용하면 다 입 찢어 놓을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