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담당관' 신설 '문화·관광' 확대
'경제지원과' 2 → 4개팀으로 세분화
굴포천·부평둘레길·미군기지 반환
굵직한 현안 실타래 풀리는 해 될 것

 

▲ 지난 8일 인천 부평구청 구청장실에서 만난 차준택 구청장이 새해 구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부평구
▲ 지난 8일 인천 부평구청 구청장실에서 만난 차준택 구청장이 새해 구정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부평구

 

차준택 인천 부평구청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하자마자 22개 동 주민부터 만났다. 구정 철학의 첫머리에 내세운 '소통'을 실천하려는 행보였다. 지역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과정에선 소속 정당을 떠나 국회의원, 시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또 다른 구정 철학인 '협치'가 여기에 깔려 있었다.

실질적인 민선7기 원년을 맞은 올해 차 구청장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행정 조직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소통담당관을 신설하고, 문화·체육·관광 조직을 확대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현안 추진 부서도 세분화했다. 마지막 구정 철학인 '분권'을 다지려는 조처다.

차 구청장은 "굴포천 복원, 부평둘레길 조성, 미군기지 반환 등 부평의 미래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들의 실타래가 풀리는 해가 될 것"이라며 "부평에 변화가 생기고 살기 좋아진다는 걸 구민이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평 변화를 이끌 2019년"

차 구청장은 "미군기지가 올해 안에 비워지는 것 자체로 수십년간 가로막혔던 공간이 주민에게 한발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는 1~2단계에 걸쳐 반환이 예정돼 있다. 다이옥신 등에 오염된 것으로 알려진 1단계 부지는 지난해 10월 국방부가 민관협의회를 꾸려 토양오염 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미군 시설인 제빵공장은 올해 평택으로 옮겨진다.

차 구청장은 "시민참여위원회 등을 통해 미군기지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역사성이 담긴 건물을 활용하면서 주민에게 필요한 시설을 담아내는 계획을 수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평의 옛 물길을 되살리는 굴포천 복원 사업도 물꼬를 텄다. 현재 설계용역 단계인데, 현재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2년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부터 부평구청 인근까지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된다.

차 구청장은 "굴포천·청천천·갈산천을 잇는 3.8㎞ 길이의 부평둘레길 조성 사업도 올 상반기 설계용역을 마쳐 202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굴포천이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고, 둘레길이 생기면 도심에 쾌적한 녹지 축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군부대 이전은 국방부와의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총 면적이 85만6000㎡에 이르는 제3보급단 이전은 지방자치단체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차 구청장은 "아직 공식 발표는 이르지만 국방부와 인천시가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며 "군부대가 떠나는 부지 활용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중소기업 지원에 주력

부평구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경제 업무를 세분화했다. 경제지원과에는 기존 생활경제팀과 기업지원팀에 더해 소상공인팀·산업육성팀이 신설됐다. 자영업자 지원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려는 취지다.

차 구청장은 "올해 인천신용보증재단에 1억원을 출연했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12억원 규모의 혜택을 받게 된다"며 "현재 63억원인 중소기업 육성기금도 100억원을 목표로 매년 5억원씩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춘 지역경제 대응도 분주해지고 있다. 전국 산업단지 최초로 부평에 산업시설과 업무 지원 서비스 기능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센터가 지난해 말 준공됐고, 대우자동차판매 부지를 비롯한 부평산단 안팎에 4개의 지식산업센터가 2020년 말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차 구청장은 "이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2000여개 사업장이 입주해 60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한국지엠 문제도 안정화하도록 경영진과 노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죽산 조봉암 동상 유치하겠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정부나 지자체의 기념 사업이 활발히 준비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군수공장인 '조병창'과 미쓰비시 공장 등이 있던 부평에도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미쓰비시 공장이 자리했던 부평공원에는 평화의소녀상과 강제징용노동자상도 세워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 땅에서 유일하게 강제동원 흔적을 간직한 것으로 알려진 미쓰비시 줄사택은 하나둘씩 헐리고 있다.

차 구청장은 "미쓰비시 생활사 박물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주민을 설득하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차 구청장은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 동상 유치에 대한 바람도 내비쳤다. 현대사의 거목이자 인천이 낳은 독립운동가인 죽산 선생은 올해로 탄생 120주년, 서거 60주년을 맞는다.

차 구청장은 "죽산 선생은 인천의 큰 정치인"이라며 "정치적 활동을 했던 부평에 동상을 건립하면 의미가 있다고 보고 동상 유치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