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계 기대반 우려반
"상임부회장 없어지고 전권 가진 사무처장, 약이 될 지, 독이 될 지…"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가 최근 검찰에서 무혐의 결정(인천일보 16일자 17면)을 받은 곽희상 전 인천시체육회 부장을 사무처장에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인천시체육회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사무처장 임명 동의안' 등을 처리한다고 20일 밝혔다.

직무대행은 인사발령만으로 효력을 갖지만 사무처장을 정식으로 임명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곽 전 부장은 이날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정식으로 사무처장 자리에 오른다.

곽 전 부장이 이 시점에서 사무처장에 앉는 것은 그에게 행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큰 부담일수 있다.

지금은 인천시와 인천시체육회가 상임부회장 제도 폐지 절차를 모두 끝낸 이후라 곽 내정자가 정식으로 이 자리에 오르면 진짜 실권을 쥔 사무처장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상임부회장이 가진 모든 권한을 갖는, 기존 사무처장과는 질적으로 다른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체육회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권한은 잘 쓰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약이 될수 있지만, 만약 잘못쓰면 치명적인 독이 될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인천 체육계는 곽 전 부장의 사무처장 임명 절차를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혼란에 빠져있는 체육계를 바로세워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동시에, 사무처장으로서 신중한 처신이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체육계 인사는 "어찌보면 전화위복이라고 할수 있다. 애초 내정상태에서 그대로 사무처장에 왔더라면 모든 권한을 쥔 상임부회장 밑에서 과거처럼 허수아비로 전락했을 수도 있었는 데, 시간이 흘러 상임부회장 제도가 폐지되고 나서 이 자리에 온 것은 곽 내정자에게 실권을 가지고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 행운일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또 그만큼 부담도 클 것이다. 곽 전 부장이 부디 잘 적응해서 제대로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조심스럽게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곽 전 부장은 지난해 9월28일 시체육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무처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의원 투표(재적 대의원 63명 중 55명 참석)에서 27표를 받아 1등을 했고, 사무처장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그가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투서가 경찰에 갑자기 접수되면서 내사와 수사로 이어졌고, 재수사 끝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지만 결국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사무처장 임명을 앞두고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