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서 비어 있는 식당 금고를 털다가 붙잡힌 A(40)씨는 서울·경기·강원 등지에서도 절도를 저질렀다고 순순히 고백했다.

식당 주인이 집에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지켜보다가 경찰에 신고하고 현행범으로 체포된 직후였다. 계양경찰서는 A씨가 이미 다른 지역에서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씨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결핵 환자인 A씨는 밤늦게 빈 상점 금고를 털다가 경찰에 붙잡히고도 전염 위험 때문에 구속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에도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틈을 타 달아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연이은 절도와 도피 행각은 계산동에서 CCTV 실시간 영상으로 꼬리가 잡히면서 끝났다. 계양경찰서로부터 A씨 신병을 넘겨받은 서울 강북경찰서는 A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법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서울동부구치소에 음압격리실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공기가 바깥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격리된 독방에 수감된 것이다.

계양경찰서는 A씨를 처음 붙잡았을 때만 해도 '결핵 탈주범'이라는 점을 미처 몰랐다고 한다. 여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결핵을 악용해 도주를 반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계양경찰서 관계자는 17일 "검거하고 바로 서울 경찰로 넘겼기 때문에 구체적 사항은 전해듣지 못했다"며 "향후 조사도 서울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