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같대도 괜찮아 … 의원 꾸준히 독려"

"재개발지구로 묶여 방치된 원도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역사 문화와 정신을 불어넣어 살기 좋은 중구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항 재개발과 관련해서도 1·8부두가 드디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데, 중구 특성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을 쏟겠다."

4·6대에 이어 8대까지 3선 시의원으로 활동 중인 인천시의회 안병배 제2부의장은 올해도 원도심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지역구이자 대표적 원도심인 중구 발전을 위해 도시재생과 내항 재개발에 힘쓰겠다는 게 2019년 목표다.

제8대 인천시의회가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견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부의장이자 정치 경험 많은 선배로서 늘 동료 의원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조언해 온 안 의원은 어느새 의원들 사이에서 따뜻한 '어머니'이자 필요할 땐 다그치는 '큰형님'으로 자리해 있었다. 안 의원은 "올해도 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의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왔나.

참 많이 뛰어다녔다. 부의장이자 4대부터 시의원을 해온 경험자로서 의원들과 밥 먹고 술 마시면서 의견을 많이 나눴다.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게 돼 의장단 회의 때 큰 소리를 많이 냈다.

8대 시의회는 초선의원이 32명인데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대부분이라 제대로 감시·견제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는데, 다행히 의원들은 열정적이었다. 올해 9개 의원연구단체가 만들어진 것처럼, 의원들이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공부하면서 의정활동은 무엇인지도 깨우쳐가고 있다. 앞으로도 정책 지원 전문인력 도입 등으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의정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개원 이후 6개월 동안 이뤄낸 성과와 아쉬운 점은.

4대 때부터 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동료의원들이 인천시를 원만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뒤에서 많이 노력을 했다는 거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 의원들 역시 시민의 대변자로서 인천시정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제대로 감시·견제하고 새로운 대안도 잘 제시해왔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천이 경제적으로 어렵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지만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다.

다만 집단민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세월이 흐르면서 참 많은 것들이 변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시민들의 목소리, 특히 집단화된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이다. 그런 목소리에 대해서 의원으로서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잘 안 갖춰져 있어 아쉬웠고, 그 목소리의 힘에 밀려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없는 지경으로 인천시정이 흘러간 부분에 대해서도 안타까웠다. 올해는 시민들과 체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비롯해, 집단화된 목소리에 따라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인 정책적 판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인천시의회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정책 지원 전문인력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제4대 인천시의회인 2002년부터 시의원을 해오면서 세상이 복잡해지고 급변한다는 사실을 느낀다. 인구도 늘고 심의해야 할 예산도 기존 4조~5조원에서 올해는 13조7000억원으로 확대돼 의원들이 세세하게 집중하기 쉽지 않다. 민원도 수많은 정보와 사실관계에 묶인 경우가 많아 의원들이 쫓아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 정책 지원 전문인력이 필요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정책보좌관이라고 주장하며 반대하지만, 전문인력은 의원 개인을 보좌하는 게 아니라 상임위원회별 공동으로 의정 활동을 지원하다는 점에서 보좌관과 분명 다르다. 전문인력 도입은 의정 활동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정치에 관심 있는 청년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거라고 본다. 시민 공감대 형성과 오해 해소를 위해 2월 중 토론회를 열고, 곧바로 공모를 진행해 전문인력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해결하려는 현안과 추진 사업은.

원도심 재생에 주력하겠다. 2002년 인천에 경제자유구역이 만들어지면서 운동장이 기울기 시작했다. 신도시와 원도심 간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인천은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없게 된다. 다만 원도심을 개발한다고 신도시처럼 빌딩만 지을 순 없다. 이제는 역사문화와 정신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본다. 원도심의 정체성을 살리고 행복주택 등으로 청년을 위한 주거 공간도 확보해 보다 살기 좋은 지역이 되도록 관심과 지원을 쏟겠다.

원도심에는 편안하게 정주 의식을 갖고 살아온 주민들이 재개발에 쫓겨나 빚쟁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재개발·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매몰비용에 지구가 해제되지 못하고 묶여 십년 이상 개·증축과 개발을 못하는 곳도 현재 중구에는 8개나 있다. 이웃사촌으로 가깝게 지내야 할 주민들이 재개발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있다.

올해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천도시재생센터 활성화에 주력하겠다. 인천도시공사와 협업해 올해 예산과 인력도 늘렸다. 앞으로 도시재생기금을 늘리고 각종 재개발 지역 주민 갈등 해소에 힘쓰겠다. 진행이 더딘 곳은 매몰비용을 해결해 개발이 가능하도록 지구에서 해제하고 잘 될 곳은 조속히 추진해 낙후된 상태로 장기간 방치된 원도심 지역을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마스터플랜이 발표된 내항 재개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겠다. 내항살리기시민모임 초대 공동대표로서 처음부터 내항 발전을 강력 추진해왔고 2007년도에 국회 청원도 통과시켰다. 이번 마스터플랜에 인천 중구에 적합한 방식으로 잘 추진되도록 국비 지원 등 재원 확보와 시민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원도심 주민들도 희망을 가지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
/사진제공=인천시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