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파킨슨병 흔히 앓아
자립해도 도움 필요하나
시설 벗어나면 지원 태부족

"혼자 살 수 있어요."
지난 1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장애인거주시설 '섬김의 집'에서 만난 지적장애2급 김지숙(33·가명)씨는 자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섬김의 집 측은 김씨가 들어갈 만한 체험홈을 알아보고 입소 신청을 했다. 2년 동안 다른 장애인들과 가정에 모여 살면서 자립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김씨의 몸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보였다. 조기 노화로 인해 노인들에게 발생하는 당뇨와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며 병원을 오가야 할 정도다. 당뇨는 어떤 음식을 먹느냐도 중요해 누군가 옆에서 식습관을 챙겨줘야 한다.

시설 종사자는 "자립을 하더라도 김씨의 상황에 맞는 지원 서비스가 없어 단기간 내 홀로 서기는 힘들 것 같다"며 "실제 시설을 벗어나면 받을 수 있는 활동지원서비스도 몇 시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같은 발달장애인들에게 파킨슨병은 흔히 찾아오는 질병이다. 수십년간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으로 불안장애를 함께 겪는 발달장애인들은 잠들지 못할 때가 많아 약물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섬김의 집의 또 다른 입소자인 지적장애 1급 이미영(47·가명)씨는 지체장애를 동반하고 있다. 그는 휘어진 다리를 밖으로 뻗은 채 주로 바닥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지적장애를 앓는 이들은 인지능력이 비장애인보다 낮아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마저 퇴화되는 현상을 겪는다.

이씨는 젊을 때 운동과 재활치료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다리가 밖으로 휘어졌다. 지금이라도 치료를 받으면 좋지만 지역 내 성인 발달장애인의 재활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은 없다.

섬김의집 관계자는 "고령 발달장애인들은 30대부터 대부분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나이가 들면서 옆에서 양치를 도와줄 사람이 없어 치아도 거의 빠진다"며 "건강관리와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장애인생활시설에는 여러 유형의 장애인이 모여 살다보니 제대로 된 케어를 받기 어렵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 제도와 시설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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