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솔 인하대 언론정보4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뜨거운 인기였던 가수 김연자의 노래 '아모르 파티'의 가사 내용이다. 이처럼 결혼은 인생에서 꼭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던 시대는 지났다. 젊은 세대들에게 결혼은 이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인생의 숙제가 아닌 선택이 된 듯하다.
2017년 우리나라 결혼 건수가 26만4000여건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또한 결혼 평균연령은 남자 32.9세, 여자 30.2세로 이전보다 2년 정도 늦어졌다. 실제로 통계청이 2년마다 실시하는 사회조사에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6.4%,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8.1%다.

평균 결혼 연령이 늦춰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교육을 받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점, 남자의 경우 병역 기간이 있다는 점, 결혼 당사자들은 자신이 결혼을 위한 생활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 등 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취업이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경제적 여건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결혼을 선택으로 여기고 가족보다 개인의 가치를 강조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확연히 드러났다. 반면 혼전 동거에 찬성하는 사람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과연 젊은 세대가 결혼을 선택의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해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 20~30대 젊은이들은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취업의 어려움으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N포 세대'라는 말에 잘 녹아있다. 'N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이 용어는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에서 시작해서 오포세대(집과 경력도 포기)를 거쳐 칠포세대(희망과 인간관계도 포기)로 확장하는 중이다.

몇 년 전까지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잘 통했다. 온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청춘 콘서트를 열어 청년들을 격려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요즘 사회는 다르다. 요즘은 그렇게 말하는 것이야말로 '희망고문'에 가깝다.
결혼과 저출산이 미래의 한국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로 언급된지는 십여 년이 지났지만 효과는 둘째 치고, 기본 관점에서도 계속 온 사회가 헤매고 있다. 멋모르고 행정자치부에서는 가임기 임신지도를 만들고 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여성의 고 스펙 방지를 저출산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결혼하면 남자는 '책임'을, 여자는 '포기'를 강요받는 사회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혼생활을 하는 지인의 경력이 단절되고 개인의 성취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모습을 보며 과거 빨리 결혼하던 문화에서 만혼이 문화가 됐듯이 '비혼'이 하나의 자연스러운 문화적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젊은 세대는 결혼을 기피의 대상이 아닌 선택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출산 장려 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다시 한번 장기적으로 계산하며 미래적인 관점에서 다시 세운다면 결혼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며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받아야 한다. 각자의 선택이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른 제약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