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계속된 미세먼지 공습에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연평도 어민 박태원(58)씨는 15일 "며칠간 미세먼지가 너무 심한 탓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라며 "어쩔 수 없이 어업 활동을 중단하고 쉬고 있다"고 밝혔다.

연평도에서 미역과 다시마 등을 양식하는 박씨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한다. 한창 미역 등 해조류가 자랄 시기라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햇빛에 노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혹여 유빙으로 인해 양식장이 파손될 수 있어 언제나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덤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들어 쉴새 없이 미세먼지 주의보가 뜨는 탓에 어쩔 수 없이 어업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마스크를 쓰더라도 기침이 나오고 목이 아픈 건 똑같다"며 "다른 어민들도 미세먼지 때문에 어업을 그만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양식장뿐 아니라 배를 타고 고기잡이에 나선 어민들도 일찌감치 조업을 접고 있다.
백령도 어민 김진수(59)씨는 "예전에는 미세먼지가 심해도 어업 활동을 했지만 기관지염으로 크게 고생한 이후로 몸 관리를 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미세먼지를 뚫고 바다로 나가야 하는 어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배복봉 대청도 어업인회장은 "미세먼지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여 자칫 위험한 상황도 나오지만 조업을 할 수밖에 없다"라며 "건강을 생각해 어업 활동을 포기하기에는 당장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옹진군 관계자는 "아직은 마스크를 나눠주는 것 외에 미세먼지에 대한 별다른 방안은 없다"며 "다만 어민들을 위해 다양한 미세먼지 안전 대책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