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매우나쁨' 넘어서
병원 찾은 호흡기 질환자 증가
마스크·가글제품도 부쩍 구매

14일 오후 2시 인천 계양구 계산동 대기측정소에서 집계한 미세먼지(PM10) 농도는 171㎍/㎥였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130㎍/㎥에 달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모두 151㎍/㎥, 76㎍/㎥ 이상인 '매우 나쁨' 등급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가 제공하는 동네 미세먼지 실황은 이보다 훨씬 심각했다. 같은 시각 계산동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234㎍/㎥, 175㎍/㎥나 됐다. 인근 박촌동은 미세먼지 367㎍/㎥, 초미세먼지 278㎍/㎥까지 치솟았다.

인천 시내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이날 대기질은 올 들어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 17개 도시대기측정소에 잡히지 않는 미세먼지 농도는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발길도 줄을 이었다.

이날 인천 대기측정소 실시간 자료를 보면 미세먼지는 200㎍/㎥ 안팎을 기록했다. 건강에 더욱 유해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모두 100㎍/㎥을 넘어섰다. 이날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구 석남동 163㎍/㎥, 동구 송림동은 160㎍/㎥였다. '매우 나쁨' 등급 기준인 76㎍/㎥를 훌쩍 뛰어넘었다.

피부로 와닿는 미세먼지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같은 시각 케이웨더가 제공한 중구 운서동 초미세먼지 농도는 249㎍/㎥이나 됐다. 운서동 대기측정소에서 집계한 10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기존 대기측정소는 건물 옥상에 주로 설치돼 있다. 케이웨더 측정망은 대기측정소가 없는 곳이나 공중전화 박스 등을 통해 도로변 미세먼지 정보를 집계하고 있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측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공습에 호흡기 질환 등을 호소하는 시민도 늘고 있다.
부평구의 한 내과의원 관계자는 "호흡이 답답하다는 증상으로 오전에만 5~6명이 병원을 찾았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호흡기 관련 질환 환자가 평소보다 많다"고 했다.

최은경 부평구약사회장도 "마스크나 가글 제품 등 미세먼지 관련 용품 판매가 부쩍 늘었다"며 "미세먼지 영향으로 기침·가래 등에 시달리는 시민 발길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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