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리 이글턴 지음, 전대호 옮김, 갈마바람, 224쪽, 1만4000원

이 책의 핵심은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저자 이글턴이 내놓는 '신체적 유물론'이라는 대답이며, 그 대답의 의미는 인간의 몸이라는 복잡미묘한 진실을 보지 못하는 관념론이나 신유물론과의 대비를 통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글턴에게 인간은 분열적, 개방적, 창조적, 자기초월적인 몸이다. 그리고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그런 인간들이 여전히 착취적인 세계에서 산다는 점이다. 이 핵심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차고 넘친다. 니체, 비트겐슈타인, 프로이트, 마르크스에 관하여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신선한 정보와 해석을 얻을 수 있다.

맨 처음에 언급한 대로 저자의 서술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이 간략한 소책자의 형식인 것에서도 비롯되지만, 더 큰 원인은 이 책에 담긴 철학적 성찰의 만만치 않은 깊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