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 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 때 그 사람이
그 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세상의 일이란 꼭 지나고 나면 후회를 한다. 그때 그와의 만남이, 사랑이, 그 일이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한 순간이었나. 어쩌면 다시는 내 인생에서 그와의 만남이, 사랑이, 그 일들이 오지 않으리란 불안감이 들면서 후회를 한다. 어디 그뿐이랴. 그때 조금만 더 사랑하고 조금만 더 노력을 했더라면, 그때 조금만 더 공부를 열심히 했더라면, 그때 포기하지 않고 조금만 더 열심히 버텼더라면……, 사는 모습에 따라 그 후회의 모습은 다양하리라. 이렇게 후회하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세월은 가고 아쉬움은 많아진다. 지금 이 순간에 닥친 이 일이 내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고 꽃봉오리라는 각오로 살아볼 일이다.

/주병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