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배 증액 후 추가 프로그램 못 정해
몸집을 두 배 넘게 부풀린 인천 계양산 국악제 개최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늘어난 예산만큼의 프로그램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 행사에 동원되는 주민 부담은 오히려 커졌고, 미인 선발대회를 열자는 시대 착오적 아이디어까지 쏟아지는 형편이다.

계양구는 10일 제5회 계양산 국악제 운영위원회를 열어 행사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계양산 국악제는 4월26~28일 계산체육공원에서 열린다. 전국국악경연대회와 길놀이, 축하 공연 등으로 꾸며지는 국악제 예산은 지난해 1억1800만원에서 올해 3억5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 말 인천시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원비가 갑작스럽게 상향 조정되면서다.
당시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계양산 국악제 예산 1억5000만원을 증액하면서 '쪽지 예산' 논란까지 빚어졌다.

행사비는 급격히 불어났지만 프로그램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지난해까지 6개 부문으로 치러졌던 경연대회를 7개 부문으로 확대하고, 총 시상금을 219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올린다는 정도다. 이날 운영위원회도 축하 공연과 먹거리 장터 등을 늘리자는 논의에 그쳤다. 심지어 계양산 옥녀봉 유래를 담아 '옥녀 선발대회'를 열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동별로 통장이나 자생단체 회원들이 동원되는 길놀이 행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최근 각 동 관계자가 모인 회의에선 "동마다 주제를 정해 옷을 맞춰 입고 연습해야 한다", "동별 지원금이 늘어나면 그만큼 평가에 대한 부담이 따른다" 등의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계양구 관계자는 "아직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단계라 세부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