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화시설 부족
인천지역 학교들 사이에서 1월 겨울방학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새해 들어 PC방을 찾는 발길이 점차 늘고 있다.
길면 한 달이 넘는 방학 기간이지만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시설은 한정돼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10일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8일까지 인천지역 PC방당 일 평균 가동률은 28.9%다. 전달 같은 기간 25.2%보다 3.7%p 오른 수치다. 11월엔 22.1%에 그쳤다. 관행처럼 이어지던 12월 겨울방학이 1월 초로 옮겨가면서 최근 PC방 가동률이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 유입 증가가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인천 한 중학교 체육교사는 "아이들 방학 때 학원 아니면 PC방 말고는 갈 곳이 없다. 문화 시설이 대부분 경제력 갖춘 어른들 위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교사 입장에서 유익한 방학을 위해 다양한 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있긴 한데 워낙 한정적이어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기초자치단체들이 청소년을 위한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기는 해도 학생 숫자에 비해 공급 자체가 적다. 인천에는 모두 29곳 청소년수련시설이 마련돼 있다. 인천 학령인구가 모두 47만7053명이니까 시설당 1만6450명꼴이다.

지역 도서관들이 취업난에 성인들 위주로 돌아가면서 청소년 접근이 예전과 달리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일부 도서관에서 1월, 2월 독서토론, 과학실험실 등 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극히 소수다.

중학생 김민성(14·인천 계양구)군은 "얼마 전에 책이나 읽으려고 집 근처 도서관을 찾았더니 열람실마다 두꺼운 책 펼쳐 놓은 어른들만 가득하더라"며 "친구들이랑 조금만 소리 내도 째려보고 해서 눈치 보여 나왔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