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방식 갈등 감정싸움 번져
김종천 과천시장의 시정 운영방식을 놓고 마찰을 빚어온 집행부와 과천시의회 간 갈등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10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김 시장은 지난 2일 새해 인사 겸 올 한해 시정운영의 협조를 구할 차원으로 시의원들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했으나, 전체 의원 7명 중 윤미현 시의장 등 4명이 자리에 불참했다.
소통도 모르고 독선적 시정운영을 펼치는 시장과 저녁을 함께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렇게 양 측 간 깊게 팬 감정의 골은 김 시장의 취임 직후부터 시작됐다.
김 시장은 지난해 9월 공약사항을 실천해야 한다며 5급 상당의 정책자문관과 시민사회소통관 등 2명을 연봉 4000여만원의 전문임기제공무원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정작 같은해 12월 시의회에 올린 2019년 예산안에 따르면 이들 전문임기제 정무직 공무원의 연봉은 무려 50%가 인상된 6000여만원씩 지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채용 3개월 만에 연봉을 2000여만원이나 올린 셈이다.

김현석 시의원은 "연봉 4000여만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직급 보조비까지 합쳐 6480만원이다"며 "집행부가 의회와 사전 협의도 없이 최저 연봉을 제시해 조례를 통과시키고 난 뒤 계약할 때 연봉을 올려준 '꼼수'를 썼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이어 추진된 과천시 기구조직개편에서도 나타났다.
과천시는 김 시장의 민선 7기 공약사업 15개 분야 84개 과제 실천을 위해 일자리경제과 등 2개과 3팀 신설, 7개 팀의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공무원정원조례안을 지난 12월 열린 시의회 2차 정례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조례안은 특별위원회에서 부결됐고, 시는 일주일 후 다시 본 회의에 재상정했지만 또 부결됐다.
조례안을 통과시킬 경우 26명의 공무원 증원이 필요한데 과천 인구수 대비 공무원 수가 너무 과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실상은 김 시장이 의회와 사전 협의나 대화도 없이 밀어붙이기식 업무 추진을 강행하는 데 대한 쌓인 감정의 폭발이라는 지적이다.

한 시의원은 "김 시장이 취임사와 신년사 등에서 참여와 소통을 수도 없이 강조해왔지만 여전히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런 모습이 계속되는 한 시의회와의 협치는 요원하고 피해는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해 첫 임시회가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일정으로 개회된다.
시는 이번에 다시 지난해 부결된 기구조직개편 등을 담은 공무원정원조례안을 제출할 예정이지만, 소통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의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