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경기도민 85만483명이 이용하는 버스의 운행중지를 막기위해 노조와 사측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을 벌였다. 노사 양측의 조정을 중재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관련 지자체 공무원들은 극적 타결 뒤 "힘겨운 협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9일 오후 4시, 버스노동조합관계자와 업체 관계자 약 50여명은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역 인근 경기지노위 사무실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마지막 2차 조정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협상을 위한 카드를 숨긴 채 입장만 확인하며 서로 눈치싸움을 벌였다.
임금단체협상에 참여한 시흥교통노조가 시흥시의 중재로 임금협상결과와 관계없이 파업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회의장은 어수선했다.

이날 오후 8시. 석식을 마치고 온 후에도 양측은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지노위 측은 노조와 사측을 따로 불러 속내를 듣고 합의할 수 있는 조정안을 마련하기에 분주했다. 또 노사 간 1:1일 협상테이블도 마련해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경기지노위 조정회의실 앞 복도는 노사간 협상카드를 알아보기 위해 관계자들이 기웃거렸고, 노조와 사측은 대기실에서 탐색전을 펼쳤다. 자정이 다가오자 지노위 관계자는 다급해졌다. 자정을 넘기면 조정기일이 넘어가고, 조정결렬은 파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월 임금 37만원 인상'이 포함된 조정안을 꺼내든다.

조정안이 양측에 구두로 전달됐다는 소식을 들은 관계 공무원들은 합의 가능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통상 조정안에 대해 양측이 합의해온 과거 사례 때문이다. 그러나 10일 오전 2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지노위가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사측은 최저임금 수준인 월 25만원 인상을 바꿔 조정안에 긍정적으로 답했으나, 노조는 기존 월 45만원여원 인상 입장을 고수했다.

조정중지 결정에 지노위와 지자체 관계공무원은 철수했고, 노조도 10일 예정했던 파업돌입 및 집회를 위해 사무실로 돌아갔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사측은 긴급회의를 열고 노조에 막판교섭을 제안한다.
오전 3시, 사측은 재협상을 위해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았다. 양측은 다시 마련된 1:1 협상테이블에서 이견을 좁혀갔다. 그러나 노조는 오전 4시50분쯤 부천지역의 소신여객 75번 버스를 시작으로 각 지역의 첫차 운행을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노사 양측은 파업 돌입에도 잡았던 손을 놓지 않았다. 10일 오전 5시30분쯤 노사는 월 38만원 인상, 정년 63세 보장하기로 합의하면서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