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칼럼] '다이나믹 코리아' 기대하는 창업과 취업
[시민칼럼] '다이나믹 코리아' 기대하는 창업과 취업
  • 인천일보
  • 승인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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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백경 에이스트리플컨설팅 대표


창업은 새로운 업을 여는 것이고 취업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업을 얻는 것이다. 업이란 무엇일까? 생업(生業)이란 말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이 업(業)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선악의 행위에 따른 고락의 과보라는 뜻의 업보(業報)라는 말에서 업의 의미가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S그룹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할 때 그룹 회장이 업의 개념을 설파한 적이 있다. 자동차산업이 성숙단계에 들어선 시점에서 내연기관이나 주행 안전성과 같은 자동차의 핵심기능은 기본이 되었기 때문에 자동기능이나 음향성능 같은 부가기능을 제공하는 전장부품이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전자제품을 전문으로 만드는 자사 업의 개념에 부합한다는 것이었다. 회장의 업의 논리가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반대하는 임원진을 설득하는데는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시장의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삼성자동차는 설립 5년만에 프랑스 르노그룹이 지분 80%를 소유한 르노삼성자동차로 넘어갔고 삼성그룹은 자동차사업에서 철수했다.
한파가 지속돼 주말을 집안에서 보내며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밀린 뉴스를 검색했다. 어느새 TV가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이 자사의 업을 재정의하여 자동차 제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 재탄생한다고 선언했다. 전통적인 제조업체인 GE가 이미 솔루션회사임을 선언했고 GM도 자동차제조업에서 모빌리티 서비스회사로 변신을 선언한 마당에 정 부회장의 선언이 신선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잘될까하는 의구심도 앞선다. 업을 재정의한 비전의 선포가 구조조정을 통한 핵심역량의 보강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의 구조조정은 노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새로운 비전을 실행할 핵심역량의 보강은 기존의 제조업 토양에서는 싹을 틔우기 어려울 것이다.

오랫동안 연락이 뜸했던 청년창업사관학교 제자의 전화를 받았다. 광고를 보면 무료 WIFI를 제공하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한 '단비'의 공경남 대표였다. 사관학교를 졸업한지 3년만에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TIPS에 선정되어 모 창투사로부터 2억5000만원의 투자를 받게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방의 국립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에 도전한 청년대표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와서 지자체에서 스타트업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사무실을 전전하며 기술개발에 집중했다. 작년에는 결혼하여 가정도 꾸렸다. 정부가 청년창업을 장려하고 후원하지만 기성세대는 아직도 청년창업가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본다. 나 역시 잘 될거라는 낙관보다는 잘 돼야할텐데 하는 조바심이 더 컸다. "사관학교의 지원과 교수님 지도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된 것 같습니다"하는 청년대표의 인사에서 비로소 긍정과 희망의 기운이 느껴져 불안한 조바심을 억누를 수 있었다.

창업가 정신이란 무얼까. 재벌2세가 자신의 취미를 사업화하기 위해 업의 개념을 확장하면서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것일까?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업의 개념을 재정의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것일까? 취업을 포기하고 창업에 도전하면서 무료 사무실을 전전하면서도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에 집중하며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일까?

S그룹의 회장은 자동차사업에 실패했어도 큰 차질없이 그룹의 경영권을 유지했다. 한국의 청년창업가는 실패한다면 제2, 제3의 도전이 미국처럼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청년창업가의 도전이 재벌2세의 도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개인연대보증을 철폐하는 등 창업가의 실패가 개인 삶의 실패로 직결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제약업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벤치마킹해 스타트업과 대기업간의 상생협력방안을 구축해 창업기업의 다양한 출구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장려하고 건강한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필요하다. 언론의 선도적인 역할이 필요한 영역이다.

새해를 시작하는 1월에는 청년창업가를 선발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의 모집 공고가 뜬다.
문학도가 신춘문예 모집에 가슴 설레듯이 대한민국의 유능한 청년들이 청년창업지원 공고에 가슴 뛰는 다이나믹 코리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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