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해수부, 미래비전선포서 공개
막대한 재원 충당할 방안 불명확
▲ 9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인천내항 일원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한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관계자로부터 인천내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883년 개항 이후 130여년간 국가 경제의 주축이었던 인천 내항을 해양 친수공간으로 개발하는 '인천 내항 일원 마스터플랜'이 모습을 드러냈다. 관광·업무·주거·산업이 결합된 '미래형 수변도시'를 지향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

개발이 현실화되면 인천 발전에 새로운 전환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발에 들어갈 막대한 재원을 어디서 충당할지 명확하지 않은데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항만산업을 밀어내는 모양새여서 반발이 거세다. ▶관련기사 3·6면

인천시와 해양수산부는 9일 오전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시·해수부·인천항만공사(IPA)·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내항을 각각 1·8부두(0.42㎢), 2·6부두(0.73㎢), 3·4·5·7부두(1.85㎢)로 3개 지역으로 나눠 단계별로 개발하게 된다. 우선 1·8부두를 오는 2025년까지, 2·6부두를 2030년까지, 나머지 지역을 2030년 이후 개발한다. 항만기능이 상실되거나 대체시설이 확보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었다.

전체 구상은 5대 특화지구와 3대 축으로 짜여 있다. 가장 먼저 개발되는 1·8부두는 상상플랫폼·수변공원·원도심 개항장이 주축이 되는 '해양문화지구'로 조성된다. 2·3부두는 일과 삶이 공존하는 '복합업무지구'로, 4·5부두는 '주거지구'로 바뀐다.

4·5부두의 배후지역은 4차 산업 등 신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산업지구'로 개발되며, 6·7부두는 월미도와 갑문 일대에 도심형 리조트가 들어서는 '관광여가지구'로 계획돼 있다.

3대 축으로는 내항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가로지르며 차이나타운과 수변공간을 연결하는 '원도심 연계축', 내항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인천역과 개항창조도시를 잇는 '개항창조도시 연계축', 월미산과 내항 2·6부두를 연결하는 '해양관광 연계축'이 있다. 시민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축을 중심으로 다리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관계 기관들은 1·8부두 항만재개발 사업화방안 수립용역이 마무리된 뒤 사업제안을 받아 오는 2021년 7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내항은 오랜 시간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왔다"라며 "쇠퇴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최근 해운항만 환경이 변화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근본적인 비전을 세우고 다시 가야한다는 말씀을 주셨다"라며 "이에 부응해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발표 직후 인천상공회의소는 성명을 내고 "매우 우려스럽다. 항만기능을 없애겠다는 내용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만을 비롯해 주변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에 인천을 떠나라는 꼴"이라고 혹평했다.

/박진영·곽안나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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