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적자" … M5414 이어 M5115 폐선 신청
탑승수요 많은 '분할' 2개 노선은 그대로 운영
주민 반발 … 경기도·수원시 부동의 의견 제출
▲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서울역을 오가는 광역급행버스(M버스) 5115 노선이 폐선될 위기에 놓여있다.버스를 운영하는 KD운송그룹은 수익성이 떨어져 노선을 폐쇄한다고 밝히고 있다.수원시 영통구 차고지에서 5115번 버스가 가스 충전을 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전국 최대 운송업체인 KD운송그룹이 수원 광교신도시 등 외곽지역을 운영하는 대신 탑승수요가 많은 알짜노선을 배정 받은 후 최근 수익성을 이유로 외곽지역 노선을 줄줄이 폐지해 논란이다.

주민들은 대중교통을 책임지는 업체가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KD운송그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에 M5115 노선(7대·42회)에 대해 폐선을 신청했고, 현재 신규사업자 모집공고 등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광교 상현역에서 서울역버스환승센터를 오가는 M5115는 도심에서 벗어난 웰빙타운 주민들을 비롯해 경기대학교 학생들이 서울역으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버스다.

폐선될 시 강남 방향 광역버스나 신분당선 전철로 우회해야 해 폐선 중단을 바라는 주민 목소리가 크다. 도와 시 역시 이달 국토부에 '부동의' 의견을 제출한 상태다.

반면 KD운송그룹은 부족한 탑승률로 적자가 발생한 만큼, 폐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에 밝힌 적자 규모는 매년 약 5억원, 총 50억원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석연치 않은 뒷배경이다. KD운송그룹은 2012년 국토부 인가를 받아 M5115와 광교 웰빙타운에서 강남 등을 오가는 M5414(14대·77회)를 운행했다.

그해 국토부는 이 2개 노선을 근거로 KD운송그룹에 수원 삼성전자부터 도심을 통과해 서울역으로 가는 M5121(11대·54회), 강남역으로 가는 M5422(10대·56회) 노선을 각각 추가로 인가했다. 추가된 2개 노선은 업계에서도 '알짜'로 알려질 만큼 탑승수요가 많다.

노선 인가 전에 버스 운송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자를 모집하는 절차가 있으나, 국토부는 신규 설립 노선이 아니라 1개 노선을 2개로 나눈 '분할'로 봐야한다며 아예 생략했다.

이로부터 4년여 뒤인 2016년 돌연 KD운송그룹은 적자가 났다며 M5414 폐선 신청을 했고, 국토부가 3차례에 걸쳐 실시한 사업자 공모에서 참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폐선 조치됐다.

M5414에서 파생된 성격의 노선인 M5422는 그대로 뒀다. 이를 놓고 당시 주민과 업계는 KD운송그룹이 해당 노선으로 특혜를 받아놓고 '알짜'만 챙겼다는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하지만 KD운송그룹은 2년이 지나자 남아있던 M5115까지 적자를 내세우며 폐선작업에 돌입했다. 이번에도 M5115의 파생 노선 M5121는 폐선하지 않고 운영을 계속하기로 했다.

두 번 연속된 KD운송그룹의 행태에 화난 주민들은 국토부, 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주민 A씨는 "직업으로 이 버스가 반드시 필요한 주민들의 수만 해도 몇인데, 대책도 없이 폐선하면 안 된다"며 "돈 되는 노선만 챙겨 먹튀(먹고 도망)하는 버스업체가 어떻게 지역민들의 발을 책임진다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관계기관들은 폐선을 제재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업체 적자로 폐선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되니 우선 부동의 의견을 제출했고 결정 철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D운송그룹 관계자는 "매년 적자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수년을 폐선하지 않고 버텼다"며 "주민들의 입장은 이해되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부득이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