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의 시대를 걸어가는 결행의 세대를 위한 연주회가 열린다.

인천 중구 경동에 있는 문화공간 플레이캠퍼스에서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겨울 나그네, 마의 산을 넘다'를 주제로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은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연가곡 '겨울 나그네'와 토마스 만의 장편소설 <마의 산>을 함께 부르며, 새로운 가치관과 세계관을 제시하기보다는 연대와 동행을 이야기 한다.

'겨울 나그네'는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집 <겨울 여행>에 곡을 붙인 것으로 1827년 슈베르트의 나이 서른에 작곡된 작품이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추운 겨울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들판으로 방랑의 길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추운 들판을 헤매는 청년의 마음은 죽을 것만 같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허덕이고 어느덧 까마귀, 숙소, 환상, 도깨비불, 백발과 같은 죽음에 대한 상념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된다.

마지막으로 마을 어귀에서 라이어를 돌리고 있는 늙은 악사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쓸쓸한 독백이 넘실되는 이 노래는 24개의 곡으로 구성돼 있다.

공연을 이끌어갈 황상연 베이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성악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비비굴 투르게네바 국제성악콩쿨 우승과 최고가곡상을 수상한 후 러시아 마리스키 국립오페라 극장, 러이사취박사르 오페라극장 등 약 20개 도시 오페라 극장에서 오페라 가수로 15년간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와 함께 황선화 피아니스트가 호흡을 맞춘다.

이번 공연은 플레이캠퍼스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진행되는 것으로, 이번달 부터 6월까지 19세기 독일가곡을 21세기 지구적·지역적으로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다. 슈베르트 작품 '겨울 나그네'를 비롯해 슈만, 볼프, 말러, 브람스가 연주되며, 오페라는 베르디 작품 라 트라비아타를 소극장에 맞게 각색해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플레이캠퍼스는 인천연극의 모태였던 돌체소극장을 리모델링해 2009년 개관했다. 돌체소극장은 1978년 얼음공장에서 소극장으로 탈바꿈한 후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리다 1990년 중반부터 쇠락하다 2000년대 폐관됐다.

관람료는 3만원이며, 문의는 플레이캠퍼스(032-777-8775)로 하면 된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