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집행자 넘어 시민 보호자로"

"법 집행자를 넘어, '시민의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기남부경찰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허경렬(59)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9일 오전 청장실에서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미국의 21세기 경찰 활동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참고, "경찰이 법적인 판단만을 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이자,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시민과 지역사회의 보호자'라는 확장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사진>
허 청장은 "과거 경찰이 범죄를 효율적으로 막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스스로 법을 준수하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 경찰권 행사가 적법해야 하고 절차적 정당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남부경찰은 지난해 관할 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470명으로, 2016년 562명 대비 16.4%(92명)가 감소하는 괄목한만한 성과를 냈다. 이는 경찰이 1992년 통계관리를 시작한 이래 최대 감소율이다.
그는 "지난해 교통 주체를 운전자에서 보행자로 전환하는 '교통은 문화다' 운동을 추진했다"며 "올해도 이 운동을 지속하는 한편, 교통사고 예방효과가 큰 제한속도 하향, 상시 음주단속, 언론 등을 활용한 생활 속 홍보활동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올해도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 보단 경찰개혁 과제를 충실히 이행해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수사구조개혁, 자치경찰제 도입, 경찰조직 개편 등 다양한 경찰개혁 과제를 있는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다만,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판단되는 것이 있다면 도민들이 바라는 방향에 맞춰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경렬 청장은 연초 정신질환자들의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것에 대해 "기존에는 정신질환자의 범행에 대해 체포·구속 등 형사법적 대응이 우선됐지만, 최근에는 본인이나 타인에 대한 위험성을 예방·차단·관리하는 행정법적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보건당국, 지자체, 지역사회, 사법당국, 경찰 등 모두가 힘을 모아 정신질환자의 종합적인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