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다온공간 븟'
제철 채소 활용 요리수업
커피 비빔밥 판매 밥카페
가좌2동 '우리네 부엌'
전자오븐 등 각종 조리기구
마을주민들 소통·교류공간
▲ 지난해 7월 여름철 보양식인 삼계탕을 끓이기 위해 참가자들이 다온공간 븟에 모여있다. /사진제공=협동조합 다온공간 븟


8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인천의 1인가구 비중은 24.7%다.

2015년 23.5%, 2016년은 24.1%였다.

인천연구원은 '1인가구를 위한 정책방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2045년에는 34.7%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거주공간인 '집' 자체도 변하고 있다.

방을 자신만을 위한 멀티공간으로 쓰는 동시에 다른 공간들이 집 밖을 벗어나는 모습이다.

'공유부엌'이 대표적인 사례다. 가족만의 전유물이었던 부엌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며 교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인천에도 현재 공유부엌 몇 곳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수구 청량산 입구에 있는 '다온공간 븟'과 지난해 11월 서구 가좌2동주민복지센터에 만들어진 '가좌2동 공유부엌'이 있다.

두 곳 모두 일정한 이용료를 받으며 공동체 형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다온공간 븟은 친환경 먹거리를 통해 공동체의 식생활 문화 향상에 노력하고, 가좌2동은 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소통 공간을 목표로 삼은 모습이다.


▲친환경 밥카페 '다온공간 븟'(연수구 동곡재로 160)

연수구 마을기업인 다온공간 븟은 밥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들을 위해 커피·디저트부터 국산 야채를 이용한 비빔밥 등을 판매한다.

바로 옆에는 유리문으로 구분되는 냉장고와 화덕구 등 요리시설을 갖춘 부엌이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시에서 지원하는 '천개의 문화오아시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6월부터 매달 제철 야채를 활용한 요리 만들기 수업이 이어졌다.

7월에는 여름철 몸보신을 위한 삼계탕을, 수확철인 10월에는 맛간장과 장아찌를 직접 담갔다.

이와 함께 인근 책공방, 도예공방, 가죽공방, 한지공방 등 6개 공간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최은미 협동조합 다온공간 븟 이사장은 "국내산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하고 판매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청량산길 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도 크다.

공동체가 우리 공간의 지향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우리네 부엌 '가좌2동 공유부엌'(서구 장고개로309번길 4)

이곳은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사업으로 선정돼 조성된 공간이다.

가좌2동행정복지센터 지하 23평 남짓한 공간에는 인덕션 5개를 비롯해 전기오븐, 전자렌지, 튀김기 등 갖가지 시설들이 있다.

지난해 12월 시범운영 기간 중 이용횟수는 6회다.

아직 이용률은 낮아도 주민들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가좌2동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산 지원이 결정된 이후 계획부터 설계까지 주민들의 자발적인 재능 기부로 공간을 만들었다.

인테리어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정홍섭 주민자치위원이 초안을 만들고, 주민들은 릴레이 회의·설문조사를 통해 계속 공간을 개선해나갔다.

김은이 가좌2동 동장도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지난 1년간 만드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뜻 깊었다는 설명이다.

오귀남 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 10여년간 봉사를 위해 쓰이던 간이부엌이 이제는 주민들을 위한 자치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앞으로는 서구주민이 모두 함께 모일 수 있는 소통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