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갖고도 못찾던 '활로'
포럼서 노하우·정보 등 습득
시·기업 전폭적인 지원 받아
24시 '무인세탁함' 창업 성공
▲ 대학생 김효진(22·여)씨의 창업 아이템인 '무인세탁함'이 기업입주단지 디지털엠파이어2에 시범 도입된 가운데 7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의 해당 건물 1층에 설치된 무인세탁함을 입주 직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수원시 청년의 힘이 대단하네." 7일 오전 11시쯤, 기업입주단지인 수원 영통구 디지털엠파이어2 로비 1층 한쪽에서 노동자들이 모여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무인으로 세탁에서 배송까지 가능한 시설을 난생처음 접했기 때문이다.

수원-중국 청년교류를 계기로 전례 없는 창업성공을 이룬 김효진(22·여)씨의 '무인세탁함'이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운영기간은 열흘째로 짧지만, 입소문이 퍼져 매일 4~5명의 노동자들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이용이 가능하고, 세탁소에 두 번 오가는 번거로움도 없다는 장점 때문.

이날 서비스를 이용한 이새롬(29·여)씨는 "직장인이 세탁을 하려면 시간 맞춰 세탁소를 찾아가고, 재차 가지러가야 하지만 무인세탁함은 이런 절차를 전부 해소한다"고 설명했다.

진청(30·여)씨는 "회사를 지나거나 밥을 먹으러 갈 때 옷만 넣으면 되니까, 또 누굴 대면하지 않고 세탁하고픈 이들에게 너무 좋은 서비스"라며 "어린 청년의 아이디어가 신기할 따름"이라고 감탄했다.

무인세탁함은 직원과 만나지 않고 24시간 세탁의뢰와 수령까지 가능하다. 17개(총 2개동 34개)로 나눠진 의류보관함에 세탁물(의류, 이불, 신발, 가죽, 카펫, 모피 등)을 넣고 찾으면 끝이다.

입력한 연락처로 진행과정 등 안내문자가 발송된다. 편리성은 더했지만 비용은 일반 세탁소 대비 10~15% 저렴하다. 자취하는 노동자에게 안성맞춤이다.

420여개의 입주 기업이 있는 디지털엠파이어2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20~30대가 60%를 넘는다.

대부분 자취하며 출·퇴근하고 있다.

김씨가 소망한 '꿈'은 3개월이라는 단기간에 본격 실시됐다.

수원시 지역 청년과 중국 청년이 창업교류를 하는 '수원 한·중 청년창업포럼'이 계기였다.

김씨는 1년 전부터 해당 창업 아이템을 갖고 있었지만, 활로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포럼에 참여, 중국 선전·북경에서 아이템 관렴 노하우를 습득했다.

자신감을 얻은 김씨는 국내로 돌아와 수원 청년 간 교류 모임인 '청년네트워크'에 참여, 정보 습득을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 시 청년정책관 소속 공무원들도 유치장소 물색 등 지원에 나섰고, 마침 지역 청년 취·창업 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고 있던 디지털엠파이어2 협의회와 접촉해 그해 12월 김씨-협의회 간 사업계약이 체결되기에 이른다.

김씨는 "한중청년 창업포럼으로 자신감을 갖고 발을 디뎠으며, 시와 기업들의 실질적인 지원으로 꿈을 이뤘다"며 "다른 청년들도 좌절하지 말고 손을 잡을 수 있는 장소에 나왔으면 한다"고 전했다.

협의회 측은 김씨에게 적은 비용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운영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사업가 1:1 멘토링 형태로 도와주고 있다.

김주형 협의회장은 "지역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재능이 참 많은데, 우리 기업들이 발굴에 앞장서야 한다"며 "향후도 시, 청년 등과 소통해 선배의 자격으로 청년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한·중 청년창업포럼은 2017년 수원시와 중국국제청년교류중심이 체결한 '한·중 청년 합의이행서'에 따라 양국 국가 청년들이 일자리 등 공동 현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교류 현장이다.

/김현우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