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정2구역 공사 중단
문화재청 조사 앞둬
인천 십정동 대단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조선시대 사대부 무덤 형태의 묘지와 유골이 발견됐다. 터파기 단계에서 공사는 중단됐고, 문화재청의 현지 조사를 앞두고 있다.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묘지와 유골이 발견돼 공사를 중단했다고 6일 밝혔다.

묘지와 유골은 지난달 중순 터파기 도중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발견된 묘지 5기는 관 주변에 석회를 바른 '회곽묘' 형태를 띠고 있다. 회곽묘는 조선시대 성종 이후 본격 도입된 양식으로 사대부와 같은 높은 계층의 무덤이었다. 묘지 5기에는 관과 유골 일부가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현장을 확인한 문화재청은 이달 중순 전문가를 파견해 묘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다른 유물은 없었고, 유골만 확인됐다"며 "일반적인 묘지 형태와 달라 문화재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회곽묘에선 조선시대 미라가 함께 발견되기도 한다. 지난 2004년 서구 석남동 도로 공사 현장에서도 16세기 이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회곽묘가 나온 적이 있다. 당시 발굴조사에 나섰던 인천시립박물관은 미라와 조선시대 여성 의류 등 유물 49점을 출토했다.

문화재청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파트 건설 공사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은 2022년까지 5678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공사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추진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됐다가 이주·철거를 마치고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발굴조사가 마무리되면 문화재청 방침을 받아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