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공연장 간다던 친구들 여기 있었네
▲ 용인 남사도서관 자료열람실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를 즐기고 있다. 낮은 책장은 어른, 아이 모두 손쉽게 책을 꺼낼 수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 남사도서관 원예 강좌와 문화공연 모습 /사진제공=남사도서관

'카페야? 도서관이야?' 탁 트인 전망, 편안한 분위기, 수만권의 장서들 … '소문난 도서관'에 별거 없다더니 벌써부터 소문난 남사도서관은 '별거' 많았다. 문을 연지 3개월 남짓, 입소문을 타고 다른 지역 주민까지 이곳 남사도서관을 찾을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혹독한 겨울, 집안에 웅크려 있기보다 세련된 건축 디자인과 최신식 내부 시설을 자랑하는 용인시의 17번째 공공도서관, 남사도서관에서 책 한 권의 여유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


#책 읽고 싶은 도서관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의 한적한 도시마을, 저수지를 둘러싸고 2층 높이로 지어진 근사한 건물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저수지 주변으로 이어진 쾌적한 산책로는 남사도서관에서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남사도서관은 연면적 3382㎡ 공간에 자료실을 포함한 다목적실, 휴게실, 사무실 등을 갖춰 단순히 독서만 하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1, 2층이 연결된 통유리를 사이로 탁 트인 저수지 전망은 독서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남사도서관의 상징과도 같은 계단식 구조는 엄숙한 분위기의 기존 도서관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탈피했다. 이 곳 남사도서관에서는 책상에 앉아 꼿꼿한 자세를 강요했던 독서 방식을 벗어나 어디서든 편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자유롭게 독서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방팔방 사각지대 없는 무선 통신망은 남사도서관이 자랑하는 또다른 매력이다. 계단식 독서 공간은 때때로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계단 층층이 걸터앉은 관객들을 마주하고 펼쳐진 다양한 공연 무대는 색다른 도서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공간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마저 신경 쓰였던 정숙한 분위기의 여타 도서관들과 달리 소란스럽지 않을 정도의 대화나 소음은 기꺼이 허용한다. 물론 소음에 민감한 이용객들에게는 불편사항으로 여겨질 수 있겠지만 남사도서관에서는 보다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특별히 남사도서관에서는 소음으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은 이용객들을 위해 정숙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용객 한명 한명에 대한 배려가 묻어나 인테리어 센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손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낮게 설계된 책장은 이용이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내 설치된 장애인 인터넷 열람석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 등은 많은 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돕고 있다.

일반 도서를 비롯해 어린이 도서, 원서, 참고서, 비도서 등 3만여권의 장서는 부족함이 없다. 더불어 원예 특화 도서관답게 원예 장서만을 모은 '특화도서' 선반 책장 역시 다른 도서관에는 볼 수 없는 남사도서관만의 특별한 장치다.

남사도서관의 핫 플레이스(Hot Place), 어린이 열람실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단위 이용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편안한 분위기와 1만권이 넘는 아동도서는 자녀들이 올바른 독서 양식을 쌓을 수 있도록 충분한 여건들을 제공하고 있다.

임선아 관장은 "기존의 도서관과 달리 북까페 같은 분위기의 남사도서관은 쾌적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독서 공간으로써 뿐만 아니라 휴식 공간이자 나아가 문화 공간으로써 남사도서관이 자리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꽃'을 읽는 도서관

'뻔한' 도서관 프로그램은 가라! 남사도서관의 독자적 운영 프로그램은 다른 지역의 이웃들을 이 먼 곳까지 끌어들인 1등 공신이다. 국내 최대 화훼단지가 밀집한 특성을 십분 활용해 성인부터 초등생까지 단계별 '원예' 강좌를 선보이고 있다.

초등생 대상의 원예 프로그램 '처음 만나는 원예수업'과 '뚝딱뚝딱 공예 수업'에서는 직접 꽃다발을 만들거나 꽃화분을 장식하며 꽃꽂이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또 성인 대상의 인기 강좌 '디퓨저 만들기', '플라워 캔들 만들기', '플라워 센터피스 만들기' 역시 다른 도서관과는 차별화를 둔 남사 도서관만의 특별 프로그램이다. 손수 만든 작품들은 선물용으로나 집안 장식품으로나 활용도가 뛰어나 수강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을 집으로 가져가 실내 장식으로 활용하거나 선물하면 수강 어린이들의 부모님들이 도리어 기뻐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근사한 공연장을 갖춘 남사도서관에서는 다채로운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 지난해 9월 개관일에 맞춰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펼쳐진 어린이 마술극 '빅픽처'는 주민들 사이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빅피처'는 동화 '까만 크레파스'를 모티브로 한 스토리텔링 마술극으로 어린이들은 물론 엄마 아빠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으며 남사도서관의 특별 공연장은 우리 동네 최고의 문화플랫폼으로 자리하게 됐다.

어린이들을 위해 마련한 겨울방학 특별 강좌들은 알찬 겨울 방학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겨울방학을 맞이한 남사면의 어린이들은 PC방 대신 도서관을 제집 드나들듯 한다. '독서교실', '북아트', '신문활용교육 NIE' 등 1만3000원 안팎의 저렴한 수강료는 부담 없이 내 아이들에게 질 높은 문화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임 관장은 "생활권 가까이에서 남사도서관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최적의 시설을 통해 도민들의 문화 향유와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