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10㎞ 밖 공무원들 … 이젠 더 갈데도 없다]

부서간 협업 필요한데 효율성 저하

시민들, 멀리 떨어진 곳 방문 꺼려



인천시 공무원 560여명이 시청 밖에서 근무하는 현실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협업은 꿈도 꿀 수 없고 시민들의 발길은 줄어들고 있다. 현장에선 신청사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3일 시 공무원 1882명 중 30%(565명)가 입주한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를 방문해 보니, 실제 주요 부서들이 시청사와 떨어져 있어 업무 추진력이 떨어지고 부서 간 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추홀타워엔 일자리경제과 등 26개과, 1센터가 들어서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직원은 "업무 특성상 부서 간 협업이 필요한 사업들이 많은데, 본청과 떨어져 있다 보니 신속한 일처리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오전·오후 본청에 회의가 있는 날엔 왔다 갔다 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고 털어놨다.

예컨대 박남춘 시장이 강조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인 도시재생사업은 도시부터 주거, 일자리, 문화, 소상공인 등 여러 부서가 연계된 사업으로 부서 간 협업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미추홀타워가 구월동 시청사와 약 10㎞ 떨어져 있어 행정의 효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게 공무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본청에서 크게 벗어나 있어 타 부서 현안을 접하기 어려워 업무 시야가 좁아지고,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솔직히 시청사에 있을 때보다 긴장감이 덜하고 추진력이나 업무에 대한 감이 떨어진 것 같다"며 "부서가 모여 있으면 시 내부에서 오가는 얘기나 타 부서 현안 등 흘러나오는 정보를 얻게 되는데, 지금은 내부 소식을 접하기 힘들어 시야가 좁아진 듯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발길도 줄고 있다. 지역사회 특성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송도국제도시는 구월동에 비해 교통편이 좋지 않고 외지에 있어 시민들이 미추홀타워 방문을 꺼린다는 지적이 많다.

이덕재 사단법인 인천상인연합회 회장은 "일자리 관련 부서들이 시청 밖에 있어 그만큼 중요성이 떨어진 느낌"이라며 "소상공인들이 대부분 원도심에 몰려 있다 보니 신도시에 있는 미추홀타워를 방문하는 게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미추홀타워 내 부서를 방문해야 하는 민원인이 모르고 시청사를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이 입주해야 할 미추홀타워를 시 부서들이 눌러앉으면서 미추홀타워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추홀타워를 운영 중인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의 한 관계자는 "미추홀타워는 지식정보산업과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입주 공간을 지원하기 위해 건립됐는데, 40%에 가까운 공간을 시가 차지해 현재 기업을 위한 공간이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



관련기사
시청 10㎞ 밖 공무원들, 이젠 더 갈 데도 없다 인천시 공무원 10명 중 3명이 인천시청에서 10㎞ 떨어진 청사 밖 건물에서 '더부살이 근무'를 하고 있어 행정 효율성 저하와 시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낡고 비좁은 현 시청사가 포화 상태가 된 데 이어 임시청사 격인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마저 공무원 입주로 미어터지는 수준까지 치달았는데도, 민선 7기 시정부는 신청사 건립을 '긴급 현안'으로 인식하지 않고 서랍에 넣어둬 내부 불만이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3면▲민선 7기, 신청사 건립 '절레절레'3일 인천시에 따르면 민선 6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