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숙 에버문화교류봉사단 대표
관악기 공연·집수리 등 활동

"음악의 또 다른 이름은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들으면 누구나 즐겁잖아요."

지난 2일 인천 중구 경동에 있는 '에버 색소폰'에서 만난 이윤숙(59) 에버 문화 교류 봉사단 대표는 문화 봉사단을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원히 봉사단을 하고 싶은 마음에 '에버'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며 "음악이 가진 힘을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2010년 음악이 주는 치유력에 반해 봉사단을 만들었다는 그의 직업은 사실 '청소년 상담 치료사'였다. 곤경에 처한 청소년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돕던 그가 음악에 빠지게 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청소년 상담 과정 중 어려움을 이겨낸 청소년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청소년 상담 치료를 하며 음악으로 아픔을 치유했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많이 봤다"며 "그 순간 누구나 좋아하는 음악으로 문화 봉사단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에버 문화 교류 봉사단은 예술 문화 활동으로 사회 봉사 활동을 하는 단체다. 특히 색소폰과 같이 비교적 배우기 쉬운 관악기를 이용한 공연을 주로 하고 있다. 봉사단에 속한 회원 100여명이 대부분 중·장년층인 탓에 어려운 악기 사용은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에버 문화 교류 봉사단은 서구 아라뱃길과 월미도 등 관광지뿐 아니라 무료 급식소와 요양원 등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약 8년이란 시간 동안 펼친 공연만 어느덧 350여회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셈이다. 여기에 청소년을 위한 문화 활동으로 관악기 무료 강습 프로그램을 진행할 뿐 아니라 '푸르미 가족 봉사단', '행복주는 글로벌 다문화' 등의 봉사단체와 협약을 맺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연까지 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봉사단원들은 공연이 끝난 후 다문화 가정에 방문해 지붕수리와 벽지 교체 등 소소한 봉사까지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 흔한 차비 하나 줄 수 없는 상황인데도 매번 봉사 활동을 위해 먼 걸음 해주는 단원들에게 정말 감사할 뿐"이라며 "저 역시 오랜 시간 봉사단을 이끌며 재정적 압박에 살던 집까지 팔아야 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에버 문화 봉사단은 봉사단원들 사비로 운영되고 있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음악을 통해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봉사단을 멈추지 않고 계속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에게 음악은 곤경에 처한 시민을 돕는 한 줄기 촛불과 같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힘들게 사는 소외계층이 정말 많아요. 저는 문화 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글·사진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