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수 전년보다 30% 감소 '역대 최저' … "신뢰도 떨어진 탓"
지난 한해 국내에서 팔린 한국지엠 쉐보레 차량 판매량이 전년보다 29.5% 줄어든 9만3317대에 그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지엠이 2일 발표한 2018년 연간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쉐보레 차량은 9만3317대다. 2017년 13만2377대에 비해 29.5% 떨어진 실적으로, 2002년 법인이 세워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실적 10만대를 넘지 못했다.

경차 브랜드 스파크는 3만9868대가 팔려 전년보다 15.6% 적었다. 2017년 3만3325대였던 중형 승용차 말리부는 1만7052대가 팔려 반토막이 났다. 레저차량 트랙스도 1만6549대에서 1만2787대로 22.7% 줄었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급감한 브랜드는 단종된 크루즈와 올란드 등이다. 지난 2월 군산 지엠공장 폐쇄 소식과 함께 단종이 결정됐으며 이후 재고 물량 소진에 힘써왔다. 9년 만에 재출시된 준중형급 승용차 크루즈는 1년 만에 생산이 중단됐다.

2017년 1월부터 1만554대를 팔았던 반면 전년에는 3615대 판매에 그쳐 65.7% 감소율을 보였다. 함께 단종된 레저차량 올란도는 같은 기간 8067대에서 2171대로 73.1%가 줄었고, 캡티바도 2062대에서 1185대로 감소했다. 반면 판매량이 늘어난 유일한 브랜드는 전기차종인 볼트와 볼트EV 등으로 지난해 160대, 4722대가 팔렸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은 한국지엠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 때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2월 글로벌지엠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국내 철수설을 사실화했다. 결국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경영 정상화를 조건으로 공적자금 7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지엠이 연구개발(R&D)법인 분리를 추진하며 논란이 이어지다가 지난달 18일 산업은행이 찬성에 힘을 실으면서 인적분할 방식의 법인 분리 작업이 본격화한 뒤 2일 연구개발 법인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설립 등기가 마무리 된 상태다.

시저 톨레도 한국지엠 영업 겸 서비스부문 부사장은 "올해부터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는 정책을 실시해 폭넓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신뢰도 향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