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가까이 들인 16t급 車, 제거 장치 없어 효과 미미
"분진 흡입차 도입·사용을" 양경애 시의원, 시에 촉구
▲ 구리시는 지난해 7월 도로변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억9000만원짜리(16t급) 진공 청소차를 구매했다. 그러나 해당 차량은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구리시

구리시가 수억원을 들여 산 진공 청소차가 미세먼지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는 가능하나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특수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서울과 수원 등 다른 지역처럼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없애는 분진 흡입차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시에 따르면 도로변의 미세먼지와 쓰레기를 제거하는 진공 청소차 4대를 가동하고 있다. 이 중 1대는 지난해 7월 2억9000만원을 주고 산 16t급 차량이다. 당시 시는 이 차량이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가 가동 중인 모든 진공 청소차가 실제로는 미세먼지를 제거하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장치(필터링)가 없기 때문이다. 시의회도 최근 이 문제를 지적했다.

양경애 시의원은 "현재 시가 보유한 진공 청소차는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차량은 단순히 청소 기능만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울과 부산, 수원, 충북 등 다른 지역은 분진 흡입차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차량들은 최대 98%까지 미세먼지를 없애고 있다.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우리도 이 같은 분진 흡입차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사실 시가 보유한 진공 청소차의 주된 기능은 노면 청소다. 그래서 미세먼지를 탁월하게 없애는 효과는 낮다"라며 "분진 흡입차는 도로변의 큰 쓰레기를 빨아들이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시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만큼 향후 이런 차량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구리한강시민공원과 왕숙천엔 안심 신고 도우미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또 돌다리 주변엔 안개를 뿜어 미세먼지를 날리는 포그시스템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함께 향후 3년 동안 버스정류장 안의 미세먼지 농도를 바깥보다 50%가량 줄이는 시스템도 개발·구축하기로 했다.

/구리=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