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테마파크 준공 2020년으로 변경
계양구 "민간사업이라 개입 어려워"
▲ 도심형 테마파크 공사가 10년 가까이 중단된 인천 계산택지 문화시설 부지가 1일 공사 구조물이 방치된 채 가로막혀 있다.


슈퍼 히어로들이 날아가고 게임 캐릭터도 오지 않은 채 20년 가까이 부지가 방치되고 있는 인천 계산택지 도심형 실내 테마파크 공사가 최소한 2년 더 늦어진다. 계양구는 계산동 1073 문화시설 부지의 도심형 디지털 문화 테마파크 사업 준공 예정일을 당초 지난해 말에서 2020년 12월31일로 변경 고시했다고 1일 밝혔다.

계산동 실내 테마파크 사업 부지는 1만7645㎡에 이른다. 축구장(7000㎡) 2.5배에 해당되는 면적이다. 지하 6층, 지상 5층으로 연면적 9만8961㎡ 규모로 계획된 테마파크 시설 공사는 2010년 공정률 30%대에서 멈췄다. 현재 지하 부분이 덮인 상태로 지상 1~2층 철골 구조물이 방치돼 있다.

테마파크 공사가 시작된 지는 10년이 넘었다. 2008년 7월 '아이언맨', '헐크' 등의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활용하는 '마블 테마파크' 기공식이 열렸다. 하지만 2010년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업자는 2017년 말 준공을 목표로 게임 캐릭터를 접목한 가상현실 체험형 테마파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안에 안전 조치를 거쳐 재착공한다는 소식도 돌았지만 현장은 여전히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문화시설 부지의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는 1998년 계산택지와 함께 조성한 이 부지를 3년 뒤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했다. 매각이 추진됐을 때도 사업성 여부와 특혜 시비가 불거졌다.

박형우 계양구청장은 2014년 계양구의회 구정질문에서 "시의원을 지냈던 매각 당시 사업성이 없다고 문제 제기했지만 시는 자금 회수 논리로 매각을 강행했다"며 "주변 땅값 시세보다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알고 있다. 엄청난 특혜였다"고 답변했다.

결국 20년이 흐르는 동안 사업자가 수차례 바뀌고 공사가 중단되면서 문화시설 부지는 계산택지 상권의 걸림돌이 됐다.

구는 민간 사업이라 직접적인 관여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문화시설 부지의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구가 개입할 여지가 적다"며 "시행자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기간 연장을 요청해 수용한 것"이라고 말했했다.

/글·사진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