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살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죽음의 계곡
▲ 단테스 뷰 포인트에서 바라본 데스 밸리 전경. 단테스 뷰 전망대에 올라서면 데스 밸리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협곡지대는 과거 원래 호수였던 곳이나 강수량에 비해 증발량이 커서 호수가 말라 형성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금이 쌓여 거대한 소금평원을 형성하였다.

 

▲ 데스 밸리 비지터 센터 앞의 온도계. 퍼니스 크리크 지역 비지터센터 앞의 온도계가 화씨 126℉(섭씨 52.2℃)를 가리킨다. 이곳의 해발고도가 해수면보다 190feet(58m) 낮음을 가리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자브리스키 포인트. 과거 호수의 바닥이었던 곳으로 육상화 된 이후, 빗물과 바람 등에 의한 지속적인 침식과 풍화를 받아 깎여나갔다. 빗물이 흘러가며 만든 V자 모양의 골짜기들이 만든 황금색 지형이 마치 일부러 조각한 것처럼 느껴진다.

 

▲ 아티스트 팔레트 포인트. 암석에 마치 미술 시간에 사용하는 팔레트에 담긴 물감처럼 다양한 색깔로 물든 모양이 특이하다. 이는 암석에 포함된 철과 망간 등의 광물이 산화되어 형성된 것으로 자연의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라스베가스 호텔에서 잠깐의 오전 휴식을 취한 후, 다음 예정지인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찾고자 했으나 산불의 악화로 입산이 통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일정을 변경, 데스 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데스 밸리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일부에 걸친 모하비 사막의 북단에 위치한 바다보다 낮은 대평원의 협곡지대로 미국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지역이다. 1870년 금광이 발견될 때까지는 거의 찾는 사람이 없었던 곳이었으나 특이한 사막 풍광이 자연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3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데스 밸리(죽음의 골짜기)란 이름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뜨거운 열기와 물부족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곳과는 달리 매표소가 없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데스 밸리는 1년 강수량이 40mm 내외로 태양의 뜨거운 열사 에너지가 강하여 생명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사막의 불모지로 여겨지지만, 미약하게나마 선인장을 비롯한 어느 정도의 식생이 자라고 있어 억척스런 생명의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하절기에는 폭염이 섭씨 50℃를 넘어서는 날이 많아 생각보다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데스 밸리에 도착했을 때 의외로 많은 방문객을 만날 수 있었다.

데스 밸리는 퍼니스 크리크 지역, 스코티스 캐슬 지역, 스트브파이프 웰스 지역 이렇게 세곳으로 구분되는데, 비지터센터가 위치한 퍼니스 크리크 지역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고 있다. 오늘 저녁 머물기로 한 베이커스 필드까지의 이동시간을 고려하여 퍼니스 크리크 지역의 단테스 뷰 포인트, 자브리스키 포인트, 아티스트 팔레트 포인트 세곳을 차례대로 탐방했다.

첫 번째로 찾은 단테스 뷰 포인트는 해발고도 1669m의 고지대로, 이곳에 오르면 데스 밸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 바로 아래 분지 내부에 눈처럼 하얗게 싸인 곳은 배드 워터 지역으로, 이곳은 해수면보다 82m나 낮다. 과거 호수였던 곳으로 약 3000년 전부터 증발을 시작하면서 하얀 소금층만이 남아 지금의 소금벌판이 되었다. 이곳은 년 강수량이 5cm 정도이나 증발량은 381cm나 될 만큼 열기가 대단하여 생명체가 거의 살기 어렵다. 그러나 가끔 집중호우로 인해 주변의 물이 모여들어 홍수가 일어나기도 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 찾은 곳은 비지터센터로 가는 길에 위치한 자브리스키 포인트이다. 데스 밸리 협곡지대는 과거 500만년 전 이전에는 거대한 호수를 이루고 있었으며. 당시 호수의 침전물이 쌓여 퇴적층을 형성하였다. 이후 호수가 마른 후 육상화되었으며, 지속적인 강수와 호우에 의해 침식을 받아 지층이 깎여나가면서 다양한 골짜기를 형성하였다. 자브리스키 포인트는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데, V자 모양의 골짜기가 만든 황금빛깔의 굴곡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죽음의 계곡 안의 아티스트 팔레트 포인트이다. 포인트에서 바라보면 이름 그대로 암석 곳곳이 흰색, 자주색, 청록색, 황색, 회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채색되어 있어, 마치 미술 시간의 팔레트를 연상케 하는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곳은 원래 석회암 지대였으나 화산 폭발로 다량의 화산분출물이 퍼지면서 화학작용과 풍화작용을 일으켜 암석이 다양한 색상을 띠게 된 것이다. 빨강색과 분홍색은 암석에 포함된 철 성분이, 자주색은 망간 성분이 산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끝-

/글·사진 이우평 지리교사 (인천 부광고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