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저물어간다. 올 또한 다사다난했다. 누구에게나 길흉화복이 함께 했을 터, 인간의 삶에서 꼭 좋은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2018년의 시간은 이렇듯 희망과 절망으로 교차하며 줄기차게 흘렀고, 그런 와중에서도 세상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한걸음 더 전진했으리라 믿고 싶다.
그러나 끝내 눈길 거두기 어려운 구석들이 많다. 특히 주름 짙었던 서민들의 가계는 더 크고 많은 문제들을 야기했다. 세간의 사정은 적어도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정부의 목표와는 방향이 달랐던 모양새다. 곳곳에서 존속범죄가 끊이지 않았고, 해체되는 가족, 무너지는 가정들이 많았다.

경기남부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2015~ 2017년까지 3년간 경기남부에서 발생한 존속범죄 건수는 평균 336건으로 거의 1일 1건 꼴로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5년 339건, 2016년 345건, 2017년 323건 등이다. 경찰청은 올해 역시 3년 평균치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독 올해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범죄에 더해 실업문제와 캥거루족 존속범죄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일자리와 불안정한 가계가 극단적인 존속범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부모는 자녀가 경제력을 갖길 기대하는데, 자녀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부모의 책임으로 여겨 원망하는 사례가 세간에서는 이미 찾아보기 흔한 풍경이 되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급속도로 전개되는 가족해체 현상을 멈추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가족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좀 더 강력한 사회정책적 처방을 주문한다. 급기야 가족들의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는 것에조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다. 개개인을 존중하는 인본주의 가치를 확산하고, 소규모 집단에서부터 결속력과 공동체 정신을 다질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이견이 있을 리 없다.

범죄 차원의 형사적 접근도, 자본 중심사회에서 인간 중심사회로 전환해야한다는 좀 더 근본적인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에 보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청년 일자리와 가계소득감소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건설이다. 사회안전망은 촘촘하게, 튼튼하게, 약한 곳부터 보강하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