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4일 롯데百 오픈
인근 '타운 조성' 계획
신세계 20년영향력 변수

▲ 27일 인천터미널역 건물 내부 곳곳에는 백화점 영업 종료를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노른자 땅'인 인천종합터미널 영업권을 놓고 신세계와 수년간 법적 분쟁을 벌인 롯데는 결국 관교동을 차지하게 됐다. 내년 1월4일부터 신세계백화점 건물은 '신세계'를 떼고 '롯데'라는 새로운 옷을 입게 된다. 20여년 만에 지역 중심 상권의 터줏대감이 바뀌면서 신도시 조성 등 변수에도 현 상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vs 롯데…떠나는 신세계

신세계는 1997년부터 인천시와 2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점은 8000억원대 연매출을 올리며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과 함께 매출 상위권 점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2년 재정난에 시달리던 인천시가 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매물로 내놓고, 이를 9000억원에 롯데가 사들이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표 참조>

신세계는 매각 절차의 공정성과 공공성이 훼손됐으며, 수의계약을 통해 진행한 계약은 무효라는 취지로 인천시와 롯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끝내 신세계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난해 11월19일 만료된 임대차 계약은 양측의 협상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1년 더 연장됐으며, 신세계는 2031년 3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신관과 주차타워 영업권을 롯데에 넘겼다.
백화점 지하에 위치한 이마트는 롯데마트로 새 단장을 하기 위해 16일 문을 닫았으며, 신세계백화점은 28일 시민과의 마지막 만남을 앞두고 있다.

▲변화하는 지역 … 중심 상권 이동할까

인천지역 상권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1950년대에는 중구에서 항도백화점이 문을 열었다. 3층짜리 건물에 잡화와 양품점, 식당가 등이 들어서는 등 근대식 백화점 형식을 갖추고 운영을 해왔으나 개점 1년 만에 문을 닫고 일반 상가로 전환됐다.

1980년대에는 남동구 간석동에 희망백화점(현 올리브아울렛)이 들어섰다. 당시 인천의 유일한 토종 백화점이었으며, 1990년대에는 매년 평균 5~35%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1989년에는 중구 인현동에 인천백화점, 1991년에는 부평구 부평동에 동아시티백화점이 각각 문을 열었다. 인천백화점은 인현동 호프집 화재로 지역 상권이 위축되며 문을 닫았고 동아시티백화점은 1999년 롯데에 인수돼 현재 롯데백화점 부평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에는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선 미추홀구 관교동이 지역 상권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 측은 '노른자땅'인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부지를 넘겨받으며 인근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를 인천시로부터 매입해 복합쇼핑몰과 거리형 쇼핑몰 등이 들어선 일명 '롯데타운' 조성 계획도 가지고 있다. 수천억원의 연 매출을 기록하는 검증된 상권을 확대해 배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새 단장한 롯데백화점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신세계 인천점은 지난해 매출액 6328억원을 기록한 전국 13위 점포다. 반면 약 400m 거리 밖에 있는 기존의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같은 기간 175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부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 김 모(42)씨는 "현재 지역 내에서 신세계백화점의 영향력을 비교할 다른 매장이 없다. 부천을 포함해 인근 지역에 신세계 매장이 없어 수요를 끌어왔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브랜드만의 경쟁력도 있었다. 향후 롯데가 신세계만큼 주민들에게 대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 상인들의 우려도 비슷하다. 신세계와 함께 30년 가까이 주요 상권이었던 구월동 자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로데오거리에서 게임카페를 운영 중인 박 모(37)씨는 "그나마 인천에서 수월한 상권이라 들어 창업했는데 신세계가 나간다니 마음이 복잡하다"며 "앞으로 롯데가 잘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했다.

신도시 조성과 함께 대형 유통시설 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지역 상권이 이전·분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송도 국제도시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과 거리형 쇼핑몰 트리플스트리트, 코스트코 등이 들어섰으며 청라국제도시에는 신세계 스타필드 건립이 계획됐다.

/곽안나·김은희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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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 '신세계' "신세계가 사라진다니 … 괜히 섭섭하네요."27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인근에서 만난 이정준(26·서구)씨는 백화점이 곧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신세계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친구들과 만나기 위한 약속 장소였고, 커서는 여흥을 즐기는 자리였다. 추억 속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라고 말했다.폐점 하루를 앞두고 백화점을 찾은 김경현(26)씨도 신세계와 함께한 자신의 추억을 들려줬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여기서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서점에서 책도 읽고 친구들과 영화를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