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공사가 언제 시작될지는 모르지만 남북이 끊어진 철길을 이어 중국,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향하는 철도 실크로드 구축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남북 철도망의 서해안 축은 서울에서 신의주와 원산을 각각 잇는 경의· 경원선이다. 남북 간 끊긴 철도를 잇고 이용할 수 있도록 현대화하는데 최소 20조에서 80조 가량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되기만 하면 100조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의· 경원선이 지나는 경기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북방 철도의 경제적 혜택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제철도역을 만들고 역세권에는 물류기지를 건설, 북방 철도의 물류 거점도시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경의선이 지나는 광명시는 남북철도가 개통되면 역세권에 첨단특급 철도물류기지를 조성하고 수도권의 유일한 KTX 역사인 광명역을 유라시아대륙철도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의선 길목에 있으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현실화되면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파주 역시 한반도종단철도의 중심지가 되겠다고 나섰다. 경원선이 지나는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등도 거검 도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포천과 남양주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지 않나 싶다. 남북 철도· 도로 착공식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남북은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2년 뒤에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을 갖고 2007년에는 경의선 도라산역~판문역에서 화물열차를 운행했다. 그러나 남북이 긴장관계로 접어들면서 1년도 안 돼 철길은 끊기고 지금껏 철마가 달리지 못하고 있다. 착공식 이후 실제 공사까지는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실질적인 연결 및 현대화 공사가 가능하다. 실제 공사에 착수한다 하더라도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진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북방철도의 물류거점을 꿈꾸는 지자체들은 장밋빛 기대감에 들떠 있기보다 무엇을 먼저해야할지 생각하며 하나하나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