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땐 최대 5억원 … 시, 수도권 이유 '배제'
창업인프라 부족해 강남·판교로 이탈 '멀뚱'
정부에서 운영하는 스타트업 투자사 성장 프로그램에 인천기업들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팁스(TIPS) 프로그램 운영사 선정계획'을 발표하고 10개 내외의 운영사를 새로 선발할 계획이다.

팁스는 '테크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포 스타트업(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의 줄임말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차세대 분야 스타트업들을 발굴하는 투자사, 일명 '엑셀러레이터'를 키우기 위한 제도다.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초기 창업기업을 선발하는 투자업체를 뜻한다. 지원 방식에 따라 엔젤투자사, 초기전문 벤처캐피탈업체, 선도벤처업체 등으로 구분되며, 중기부에서는 전국에 있는 투자사들을 선발해 자체 발굴하는 스타트업에 정부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고 있다. 기업당 지원액은 최대 5억원까지다.

이번 공고에서 중기부는 지역 균형 발전에 중점을 두고 운영사를 선정한다.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 창업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기반 기업에는 가점을 부과한다는 설명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경기, 서울기업의 경우 가점을 받을 수 없다.

2013년부터 시작돼 현재 운영사로 선정된 44개 기업을 살펴보면 모두 32곳이 서울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또 판교가 있는 성남시를 포함해 경기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은 모두 4곳이다. 인천에서 팁스 운영사로 선정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지역 업계에서는 이번 비수도권 가점 제도가 서울과 경기에 비해 창업 환경 조성이 미비한 인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 송도바이오단지를 비롯해 창업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음에도 스타기업이 등장하지 못하는 것은 발굴·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가 없기 때문"이라며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자금 등 자원이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니 많은 창업자들이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 밸리로 몰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역 내 엑셀러레이터를 지원하는 제도가 전무한 만큼, 중기부의 이와 같은 결정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인천지역의 경우 서울·경기 지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만큼 창업 환경상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11일을 기준으로 중기부 '케이스타트업(K-Strartup)' 홈페이지에 등록된 인천 지역 엑셀러레이터 수는 모두 3곳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인하대 소속의 아이스타트업랩이 있으며 민간기업으로는 에스아이디파트너스가 유일하다.

이들은 외부 지원 없이 지역 스타트업들을 발굴해가며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다.

서원탁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창업보육센터장은 "현재 인천 지역의 창업 인프라는 다른 지역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 그간 인천 내에서 창업 환경을 만드는데 아무도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이를 육성하는 투자사에 대해서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