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폭력·가정폭력도 재난'이라는 도의 인식
[사설] '성폭력·가정폭력도 재난'이라는 도의 인식
  • 인천일보
  • 승인 20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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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 구축을 대폭 강화한 2019년 경기도 안전관리계획이 첫 선을 보였다.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및 안전사고, 재난안전 일반 등 3개 분야에 총 65개 안전관리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안보와 안전, 공정은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는 이재명 지사의 도정철학이 반영된 결과라 한다. 이번 안전관리계획에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와 성폭력, 가정폭력도 재난이라는 인식 하에 이에 대한 방지대책을 포함했다고 한다. 건강하고 올바른 인식이다.

자연재난이 수면아래 늘 잠재하고 있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인 반면에 미세먼지나 성폭력, 가정폭력은 상시적으로 노출, 반복되는 폭력이면서 막상 남의 일로 치부해온 또 다른 이름의 재난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자연재난은 우리 일상에 늘 함께 존재한다. 사람에 의한 사고 상황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재난인 것이다. 먹거리 문제나 미세먼지, 일자리 부족 같은 사회적 현상도 현안이 된지 오래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경기도가 자연재난과 사회적 재난을 한데 묶어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한 일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겠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는 이 지사의 지적도 되새겨 볼만하다. 살피고, 점검하고, 조심하는 긴장감이 요청된다. 당국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일상에서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등 사회적 재난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문제가 따른다. 성문제에 관대하거나 부부싸움을 남의 가정 일로 바라봤던 인식을 근절하고 폭력의 관점에서 다시 보게 하는 홍보계획 등 세심하고 꼼꼼한 대책을 뒷받침 할 필요가 있겠다. 무엇보다 복지에 대한 투자의지를 재확인해 주기 바란다.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에서 이보다 더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대책은 있을 수 없다. 요즘 한창 회자되는 말로 '소득이 줄어도 자살하는 사람이 늘지 않는다'는 스웨덴의 사회안전망 사례는 매우 좋은 본보기다.

기본소득제와 청년 최초 국민연금, 빚 탕감 프로젝트 등 사회복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철학을 반영하는 프로그램들이 복지 선진국들처럼 좋은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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