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옥 인천KOTRA지원단 수출전문위원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기술을 접목한 응용제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시장성을 확인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동일한 제품을 갖고 다양한 국가 바이어들을 접하면 다양한 의견을 듣게 된다.
심지어 같은 국가이지만 바이어의 관심, 유통 채널의 성격 등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바이어는 사양보다는 가격이 맞지 않는다고 하고, 어떤 바이어는 제품의 다른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우 기술제품에 대한 수용도가 비교적 높은 바, 새로운 기술제품들의 첫 테스트 마켓으로 일본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T사는 센서감지 기술을 응용한 헬스케어기기를 개발한 적이 있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기저귀를 착용한 유아 또는 노인 환자의 배뇨를 기저귀를 열지 않고 센서의 감지를 통해 알 수 있는 제품이었다.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과 상담을 하였으나 결과가 좋지 못했다.
홍콩 바이어는 홍콩에 노인 인구가 많아서 제품이 좋다고 했으나, 수출단가를 제시하자 가격이 높다는 피드백을 해주었다. 중동 바이어는 제시한 수출단가를 대입하여 소요 비용과 마진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안 맞다고 했다.

그러던 중 수출유관기관의 바이어 발굴 지원 사업을 통하여 일본 바이어와의 접촉이 이루어졌다. 샘플을 시연하였고, 견적도 제시했다. 일본 바이어는 노인 인구가 많은 일본 시장에서 실버제품 유통사였다. 바이어는 제품에 관심을 표명하고 유통망을 통해 시장성에 대한 마케팅 검증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제품 구매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였다. 수요처 한 곳은 요양원에서 노인 간병을 하는 요양사가 기저귀 배뇨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용도였다.

P사는 무선통신 기반의 응용제품과 솔루션을 개발해 왔고, 병원에서의 환자 치료 정보에 대한 무선 데이터통신 솔루션, 센서 기술을 응용한 주차장 무선통신 관리 시스템, 보안 제품 등을 개발했다.
해외시장의 바이어를 접촉하기 위해 스페인, 독일, 미국에서의 IoT, 보안 관련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를 했다. 주로 세계적인 유명 전시회 중심으로 참가를 하다 보니 임차료가 비싼 주 전시장보다는 보조전시장에 위치한 부스에 나오게 되어 방문객이 많지 않은 어려움도 겪었다.

또한 태국,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 국가로의 수출 가능성 타진을 해보았으나 성과는 없었다. 동남아는 첨단 기술응용제품의 수요가 낮고, 소득 수준이 낮은 관계로 시장에서 가격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P사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외전시회 참가를 어어가던 중 일본에서 개최하는 전자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3일 동안의 전시회 참가 기간 70여개사의 바이어와 상담을 하게 되었고, 3개사가 관심을 보였다.
이 중 한 일본 바이어는 일본 내 매출규모가 있는 기업의 기술 계통 자회사로서 기술과 솔루션을 접목한 산업분야에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회사였다. 제품의 샘플 테스트 및 시장성 검증을 끝낸 후 수 개월간 협의 끝에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서명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바이어와의 상담에서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장과 접촉을 하여 일본 시장에서 판로 개척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 시장이 고급 기술제품의 수용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높다는 것이 큰 요인이었다.
유럽에서는 가격 수용성이 있더라도 전통을 중시하여 신기술을 생활 환경에서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다. 동남아는 소득 수준이 낮아 고급 기술제품의 수용성을 크게 보이지 않는 것이 일본시장과 다른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