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청라 이후 처음
▲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 3마리가 인천 연수구 송도 신항 배후부지 공사현장에서 관측 됐다. 17일 배후부지 공사현장에서 황새가 갯벌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황새는 전세계적으로 2500마리밖에 없는 희귀종이다. / 양진수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매립 공사가 한창인 인천신항 배후단지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가 발견됐다.

17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조성되는 신항 배후단지 내부를 관찰한 결과 수십 대의 트럭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가운데 황새 3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또한 멸종 위기 야생생물 2급인 알락꼬리마도요 2마리도 함께 관측됐다.

이곳에서 발견된 황새는 방사된 새를 뜻하는 가락지(인식표)가 없어 러시아나 중국 등에서 날아온 야생 황새로 추정된다. 인천에서 야생 황새가 발견된 건 2006년 청라지구 인근 논에서 나온 이후 처음이다.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새는 전세계에 2500여마리 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하다. 과거 한국의 텃새라 불릴 정도로 수가 많았지만 1970년 이후 밀렵이 성행하며 국내에선 보기 힘든 새가 됐다.

한국에서 발견되는 황새는 대부분 러시아와 중국에서 번식한 개체가 먹이활동을 위해 잠시 월동한 경우다.

황새는 봄과 여름철 러시아와 중국 북동부 부근에 번식해 12월쯤 한국 서해안쪽으로 내려와 겨울을 보낸다.
윤현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매년 황새 20~30마리가 추운 날씨를 피해 비교적 따뜻한 한국으로 넘어오지만 공사장에서 발견된 건 드문 일"이라며 "공사장에 먹이가 풍부하고 위험하지 않다고 느껴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멸종 위기인 황새를 지키고자 2015년부터 자연 방사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사한 황새는 총 30마리로 지난 9월 방사한 황새 중 한 마리가 영종도 부근 공사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