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비리로 '공익형 보육기관' 관심 … 포럼 통해 스페인 사례 소개·도입 촉구
▲ 17일 인천 중구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교육협동조합 포럼' 참석자들이 호르헤 데 라 칼레(Jorge de la Calle) 스페인 협동조합학교 국제교류팀장의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 교육계가 유치원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협동조합 유치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분위기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로 공익형 대안 보육·교육기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협동조합형 유치원이 그 해법으로 논의되는 시점이다.

인천시교육청은 17일 중구 베스트웨스턴 하버파크호텔에서 '스페인 협동조합학교를 통해 본 새로운 교육의 상상'이라는 주제로 교육협동조합 포럼을 열었다. 호르헤 데 라 칼레(Jorge de la Calle) 스페인 협동조합학교(GSD, Gredos San Diego Cooperative) 국제교류전략총괄 팀장은 주제 발표자로 나서 1985년부터 스페인 교사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GSD 사례를 소개했다. 학생들 상호협력을 통한 교육 등 프로그램 우수성을 인정받아 GSD에 소속된 학교는 현재까지 스페인 전역에 8개이며 총 조합원은 1만5000명에 이른다.

이 포럼에선 공영형, 매입을 통한 공립화(매입형)와 함께 공공성 모델로 제시되는 '협동조합 유치원'을 놓고 관심이 뜨거웠다.

인천시교육청 장우삼 부교육감은 "협동조합을 활용한 교육 사업 확대"를 시사하면서 협동조합 유치원을 언급했다. 정부가 지난 10월30일 협동조합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임차해 유치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을 바꿔 협동조합 유치원의 물꼬를 튼 만큼 도입을 추진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날 협동조합 유치원 주체는 학부모 보다 교사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포럼 토론자로 나선 인천가원초교 병설유치원 이수진 교사는 "시장 경쟁에 휘말려 유아교육보다 무분별한 학부모 요구에 본질을 잃는 일이 많았다"며 "맞벌이 학부모는 유치원 경영에 하나하나 참여하기 힘들다. 교육을 위해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립유치원 폐원 사태에 유아교육종사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지금, 정부나 지자체가 도움을 준다면 협동조합 유치원 창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어린이집 경우 전국에 150여개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있다. 인천에서도 소수지만 부평 등지에서 몇 년째 운영되고 있다. 공공성과 투명성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