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도정 이해에 도움" 5급 승진 대상 실시 … 3개 노조 "설문 결과 6급 직원 93% 반대"
▲ 17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인재개발원에서 경기도청 3개 노조(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가 소양고사 강행 이재명 경기지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경기도가 공무원 승진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소양평가 시험을 실시하자 경기도청 3개 노조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집행부의 '불통행정'을 꼬집었고, 경기도는 민선7기 도정이해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17일 경기도 인재개발원에서 5급 승진대상자 273명을 대상으로 소양평가를 했다. 소양평가는 도가 출제한 5개 문제 중 2개를 골라 개요와 기대효과, 당면한 과제, 해결책 등을 서술형으로 쓰는 시험이다.

도는 앞서 각 실·국이 뽑은 50개 과제 중 10개를 뽑아 공지했으며, 이날 시험에는 토지공개념(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건설공사 원가 공개제도, 경기도형 무상복지, 경기 지역화폐, 통일경제특구 등 5개 현안을 문제로 냈다.

도는 내년도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기존 근무평가점수와 경력 등을 우선하면서 점수가 같거나 유사한 경우 소양평가 점수가 좋은 자를 승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험 점수의 공정성을 위해 외부평가위원에게 의뢰해 채점할 예정이다.

이같은 소양평가의 공정성 방안 마련에도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과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청지부 등 3개 노조는 '불통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그간 소양평가 반대성명서를 내고 공무원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조사결과를 전달했는데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방적 의견을 강요하는 권위적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조는 이날 시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지사를 만드는데 일조한 촛불혁명은 '갑질'과 '불통' 권력에 대한 대중들의 저항이었다"며 "그러나 도지사는 '노동조합 뭘 하겠니' 하듯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의사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결과 참여자 940명 중 90.7%인 853명이 반대했으며, 특히 평가대상인 6급 직원 420명 중 394명(93.8%)이 반대했다.

반면, 도는 중간 간부인 5급 사무관의 도정 방향의 이해와 공유를 위해 소양시험 추진을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내년부터는 상반기와 하반기 정기인사에 앞서 2차례씩 소양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은 이해하지만 사전에 문제를 공지하고 기본적인 자료를 전달하는 등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노력했다"며 "민선7기 경기도정의 방향과 도정철학을 이해하는 것은 도청소속 공무원으로서 어찌 보면 당연하고 소양평가가 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