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용철 외 13인 지음, 다인아트, 338쪽, 1만5000원

"여기가 좋아요. 일단 마음이 편해, 인천에 나가면 아무리 늦어도 택시 타고 들어와요, 마음이 불안해요. 강화에 와서 자야 마음이 편해져요."

인천 강화의 교육과 문화예술을 1년단위로 살펴보는 잡지인 <강화시선>이 창간호부터 10호까지 연재한 평범한 남녀노소 강화군민들의 속 깊은 마음과 평생을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강화를 닮은 사람들>이 나왔다.

강화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처럼, 토박이는 아니지만 이주한지 10년 이상을 살아온 30명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강화에서 살면서 느낀 일반적인 정서와 이야기를 인터뷰했다.

평범한 군민들의 일상적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온 강화, 그들의 삶 속 진솔한 이야기가 곧 강화의 현재이며 미래를 만들어 갈 토양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들은 사람이 지역이며 지역은 사람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책은 4부로 꾸며져 있는데 1부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에서는 "세상이 편할수록 뒤가 안 맞는다"는 하점면 이강리 농사꾼 구본영·황은식씨 이야기부터 "인생은 오늘도 아침이고 내일도 아침이고 아흔 살 먹어도 아침"이라는 강화읍 올김리 구명렬씨, "갯벌도 한꺼번에 쓰면 버린다"는 화도면 동막리 이장인 어민 신상범씨 등 8명의 '사는 얘기'를 그렸다.

2부 '나는 그러한 밤에는 부엉이 노래를 부를 줄도 안다'에서는 "마음으로 통하게 되었다"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응웬 티 응이엠씨, '투박한 질그릇 같은 예인'으로 불리는 심도고운악기 클래식기타 장인 곽웅수씨, '나로서 나답게 살 수 있다면 그게 이상적 공동체'라는 양도면 삼흥리의 일본인 나가오 유키씨 등 7명을 담았다.

3부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 곁에 있다'에서는 '아들에게 물려줄 카센타'를 운영하는 온수리 구본효씨, '섬(島)과 섬(something)을 잇는 오토바이' 서도우체국 집배원 심형섭씨, '밴댕이 무침은 내가 젤 처음으로 발견한거야'라는 풍물시장 옛날 순대국집 안귀순씨 등 8명의 사연을 그렸다.

4부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에서는 대를 이어 강화 인삼의 명맥을 잇는 강화고려인삼영농조합 대표 유승준씨, '피리부는 노인'으로 통하는 피리 인간문화재 임명선씨, 강화노인복지센터 강금화 센터장 등 7명에 대한 이야기다.

<강화시선> 편집주간이자 화가인 허용철 작가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대대로 오래 살았다고, 몇 년 앞서 내려왔다고 그 지역을 사랑하고 알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 지역을 사랑하는 것은 지역에 대해 아는 것부터가 시작이겠지요. <강화를 닮은 사람들>이 그 시작의 한 부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밝혔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