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좋아요. 일단 마음이 편해, 인천에 나가면 아무리 늦어도 택시 타고 들어와요, 마음이 불안해요. 강화에 와서 자야 마음이 편해져요."
인천 강화의 교육과 문화예술을 1년단위로 살펴보는 잡지인 <강화시선>이 창간호부터 10호까지 연재한 평범한 남녀노소 강화군민들의 속 깊은 마음과 평생을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강화를 닮은 사람들>이 나왔다.
강화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처럼, 토박이는 아니지만 이주한지 10년 이상을 살아온 30명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강화에서 살면서 느낀 일반적인 정서와 이야기를 인터뷰했다.
평범한 군민들의 일상적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온 강화, 그들의 삶 속 진솔한 이야기가 곧 강화의 현재이며 미래를 만들어 갈 토양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이들은 사람이 지역이며 지역은 사람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책은 4부로 꾸며져 있는데 1부 '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에서는 "세상이 편할수록 뒤가 안 맞는다"는 하점면 이강리 농사꾼 구본영·황은식씨 이야기부터 "인생은 오늘도 아침이고 내일도 아침이고 아흔 살 먹어도 아침"이라는 강화읍 올김리 구명렬씨, "갯벌도 한꺼번에 쓰면 버린다"는 화도면 동막리 이장인 어민 신상범씨 등 8명의 '사는 얘기'를 그렸다.
2부 '나는 그러한 밤에는 부엉이 노래를 부를 줄도 안다'에서는 "마음으로 통하게 되었다"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응웬 티 응이엠씨, '투박한 질그릇 같은 예인'으로 불리는 심도고운악기 클래식기타 장인 곽웅수씨, '나로서 나답게 살 수 있다면 그게 이상적 공동체'라는 양도면 삼흥리의 일본인 나가오 유키씨 등 7명을 담았다.
3부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 곁에 있다'에서는 '아들에게 물려줄 카센타'를 운영하는 온수리 구본효씨, '섬(島)과 섬(something)을 잇는 오토바이' 서도우체국 집배원 심형섭씨, '밴댕이 무침은 내가 젤 처음으로 발견한거야'라는 풍물시장 옛날 순대국집 안귀순씨 등 8명의 사연을 그렸다.
4부 '낡아도 좋은 것은 사랑뿐이냐'에서는 대를 이어 강화 인삼의 명맥을 잇는 강화고려인삼영농조합 대표 유승준씨, '피리부는 노인'으로 통하는 피리 인간문화재 임명선씨, 강화노인복지센터 강금화 센터장 등 7명에 대한 이야기다.
<강화시선> 편집주간이자 화가인 허용철 작가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대대로 오래 살았다고, 몇 년 앞서 내려왔다고 그 지역을 사랑하고 알게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 지역을 사랑하는 것은 지역에 대해 아는 것부터가 시작이겠지요. <강화를 닮은 사람들>이 그 시작의 한 부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밝혔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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