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기·증언 통해 김병상 신부 일대기 담아
▲ 김병상과 함께 지음, 리북, 323쪽, 1만7000원

천주교 인천교구정의평화위원회 초대위원장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를 지낸 김병상 신부의 삶과 신앙을 담은 <따뜻한 동행>이 나왔다.

인천지역 시민사회운동의 버팀목이자 대부였던 김병상 신부는 한평생 '세상의 작은이들'과 함께 '기쁨과 희망'을 나누며 동행했다.

이 책은 김병상 신부의 구술과 회고, 인터뷰, 일기, 함께 한 사람들의 증언 등 생생한 기록을 바탕으로 우리 현대사 한복판을 당당히 걸어온 그의 일대기를 충실하게 정리했다.

사람들은 '영원한 우리 신부님'의 아름다운 동행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울고 웃었던 이들의 소박한 기도를 기록으로 남겼다. 그의 사랑과 헌신에 교회는 덕망 높은 원로사제에 대한 명예호칭인 몬시뇰(Monsignor) 서임으로 화답했다. '몬시뇰'은 천주교에서 교황의 명예전속사제로 확정된 성직자들에 대한 경칭이다.

김병상 몬시뇰은 1932년 순교자 피난지인 충남 공주의 요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전쟁과 오랜 피난 생활로 폐결핵을 앓아 서른셋 늦깍이로 신학교에 들어가 1969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김포, 인천 답동, 주안1동, 만수1동, 부평1동성당 주임신부와 교구 상서국장 및 총대리신부로 사목했다.

그는 지학순 주교 구속이후 세상 속으로 나와 정의와 평화를 위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주도하고 1977년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동일방직 탄압사건 대책위원장, 인천앞바다 굴업도 핵폐기장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87년 6월 민주화항쟁을 주도하고,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 이사장,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등을 맡아 인천지역과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다.

학교법인 인천가톨릭학원 이사장 대리를 끝으로 사목 일선에서 물러났다. 은퇴 후에도 원로사목자로서 교회 안팎 현장에서 기도 활동을 이어가다 지난 3월 뇌경색으로 쓰러져 마리스텔라 시니어타운에서 회복 중이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추천의 글에서 "밤이 어두울수록 별이 찬연하듯이 암흑의 시대라야 훌륭한 선배님을 우러르게 되는게 세상과 역사의 이치다. 김병상 몬시뇰은 <친일인명사전>을 백범 김구 선생님 영전에 바친 민족문제연구소의 영원한 동지이며 이사장이다. 그의 큰 품은 우리 현대 민주화운동사에서 '인천 하늘의 붉은 독수리 신부님'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따뜻한 동행> 출판기념회는 지난 15일 인천국제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열렸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