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벽화 기네스북 등재
'책' 테마 소년성장 그려내
위험시설물 인식개선 성과

인천 월미도로 들어설 때마다 시민들이 마주했던 대형 콘크리트 곡물 저장고(사일로)가 세계 최대 야외벽화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

인천항만공사(IPA)는 17일 오전 인천시와 함께 인천내항 7부두에서 '사일로 슈퍼그래픽' 기네스 기록 등재를 기념하기 위한 현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일로는 높이 48m, 길이 168m, 폭 31.5m 규모로 아파트 22층에 맞먹는 크기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주로 수입된 옥수수, 대두, 소맥 등을 보관하는 곳이다. 벽화에는 어린 소년이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나 성장하는 이야기가 16권의 책 제목으로 담겨있다.

벽화 순수 면적은 2만3688.7㎡로, 기존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 콜로라도 푸에블로 제방 프로젝트의 1.4배에 달한다. 그동안 인천내항 7부두 사일로는 위압적인 크기 때문에 월미도를 찾아오는 관광객으로부터 위험시설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다.

이에 IPA와 인천시는 1월부터 사일로 외벽에 디자인을 입혀 주변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인천내항 사일로 슈퍼그래픽 사업'을 추진했다. 예산 규모는 5억5000만원이다. 벽화를 그리는 데에는 전문 인력 22명이 투입됐으며, 기간은 100일 정도 소요됐다. 사용한 페인트는 총 85만5400ℓ에 달한다.

슈퍼그래픽 사업은 1920년대 미국과 멕시코에서 시작된 벽화 운동에서 시작됐다. 오래된 공장, 아파트 등 대형 건물이나 구조물 외벽에 벽화를 그려 도시 미관을 바꾸는 사업을 뜻한다.

IPA 관계자는 "사일로 슈퍼그래픽이 월미관광특구와 함께 지역 관광의 주요 거점으로 발돋움했으면 한다"며 "앞으로 다양한 디자인 사업을 통해 시민을 위한 인천항으로 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에는 인천내항 사일로를 비롯해 세계 최대 규모 골프연습장으로 '영종도 스카이 75골프클럽', 세계 최대 철제 조각품 '영종대교 휴게소 포춘 베어'가 각각 기네스 기록에 등재돼 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