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어린이공원·도서관 정비
송현공원엔 유아 숲 체험원 조성

▲ 송현근린공원 모습. /사진제공=인천 동구청


사업장 대기오염 방지 시설 설치
라돈측정기 무상 배포 사업 실시
도심형 캠핑장·특화거리 계획도


"인구 유출을 막아라!"

동구 민선 7기의 목표다. 각종 재개발에 따른 불가피한 인구 감소는 감안하더라도 더 이상의 주민 유출은 막겠다는 의지다.

최근 동구의 인구 유출이 늘고 있는 주 원인은 도시정비 사업이다. 송림초등학교 주변 뉴스테이 등 12개의 정비 사업과 새뜰마을 재생사업 등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구는 도시 개발이 끝나는 2020년부터 점점 인구가 증가해 2022년에는 10만명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주민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한다. 부족했던 유아시설을 세우고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민들이 동구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동구 유아(1~7세) 인구수는 2013년 4805명에서 올해 3443명(지난달 기준)으로 1500명 가까이 줄었다. 구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육아'에 초점을 맞춘 사업을 꺼내들었다. 어린이 인프라를 설치해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구는 어린이들이 숲에서 뛰놀 수 있는 '유아숲 체험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송현공원 생태놀이터 인근에 체험학습장과 산책길, 자연놀이터가 생긴다. 이 사업들에는 1억원에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노후된 어린이공원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도 벌인다. 현재 동구에 있는 어린이공원은 총 8곳이다. 어린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원을 선정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시설물 점검을 실시한다. 아이들이 맘 놓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부모들을 안심시키겠다는 취지다. 송림동 궁현어린이공원에는 2억4000만원을 투입해 바닥 포장과 안내판, 놀이시설 등을 수리한다. 내년 6월 준공 목표다.

구립도서관이 1곳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해 어린이도서관 설립도 검토 중이다. 어린이 교통교육장도 탈바꿈한다. 1998년 설치 이후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설 이용자는 2013년 3244명에서 올해 1373명으로 줄어들었다. 구는 교통교육장을 인천지역 대표 어린이 교통교육 시설로 조성할 방침이다.

▲살기 좋은 환경 개선

동구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민선7기 들어 처음 시도한 것은 환경분야 사업이다. 대기환경 문제가 인구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서다. 동구 전체 면적 7.192㎢ 가운데 52.2%(3.754㎢)가 공업지역인 탓에 대형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북항 고철부두에서 나오는 먼지 등이 환경오염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구는 무인악취포집기 3대를 구입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형 사업장 주변에 설치하기로 했다. 또 노후된 오염 방지시설 개선을 위해 소규모 영세사업장에 대기오염방지시설 설치를 위한 1억원을 투입한다. 북항 고철부두에 있는 폐쇄회로 화면(CCTV) 2대를 모니터링하고 위반사항 발견 시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또 2020년까지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과 협의해 대기오염 측정소도 확대한다.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공사장 주변에는 살수차를 투입하는 등 대기환경 개선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라돈 문제 해결을 위해 라돈측정기를 주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사업도 실시한다.

▲주민도 관광객도 즐길 수 있도록

동구는 즐길거리 조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역 내 마땅한 휴양시설이 없어 외부로 눈을 돌리는 주민들을 붙잡기 위한 조치다. 송림동 인천의료원 옆 공원에는 6000㎡(약 1815평) 규모의 도심형 캠핑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 곳에 야외용 천막과 물 공급 시설, 바비큐 장비, 이동식 화장실 등을 세운다. 구는 이 주변이 주택가가 아닌 만큼 밤늦은 시간까지 캠핑장을 운영해도 소음 등의 민원은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수십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캠핑장이 생기면 동구 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동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는 '송림골 특화거리 사업'을 통해 송림오거리 주변 샛골로, 송림로 약 1만640㎡ 부지에 지역 특성이 담긴 테마거리도 조성한다. 샛골로에는 '닭알탕' 등과 같은 음식을 주제로 한 공간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곳에 지역을 대표할 만한 '푸드 스트리트'를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잡겠다는 취지다. 송림로에는 7억6000만원을 투입해 이색 가로등 56개와 동구를 상징하는 조형물 6개, 관광객을 위한 포토존과 그림 조명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해마다 동구 인구 유출이 심각한 만큼 민선7기 사업은 인구 유입에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교육기반시설 확충 등 차별화된 사업으로 동구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허인환 동구청장 "도시정비 끝나면 1만세대 유입… 청년사업도 시동"

"현재 진행 중인 도시정비 사업이 끝나게 되면 동구는 달라지게 될 겁니다. 개발이 끝났을 때를 대비해 지금부터 다양한 정책을 통해 살기 좋은 동구를 만들겁니다."

올 7월 취임해 어느덧 5개월가량 인천 동구를 이끌고 있는 허인환 동구청장은 하루하루 발로 뛰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날이 감소하는 동구 내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에게 동구는 다가올 미래가 기대되는 도시다. 도시정비 사업이 완료되면서 본격적인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2020년부터 1만 세대가 넘는 인구가 동구에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인구 감소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1월 만해도 6만9185명이던 인구수는 어느덧 6만6483명까지 감소했다. 매달 250여명의 주민이 다른 곳으로 향한 셈이다.

"우선은 인구 유출 문제 해결을 위해 환경오염과 교육 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어요. 여기에 내년에는 청년들을 위한 사업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입니다. 특히 내년에 인구전담팀을 신설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보다 치밀하게 동구 유인책을 고민할 겁니다."

허 청장은 동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이 동네에 대한 애향심이 적다고 보고 있다. 이에 동구 내 대기업 3사(현대제철·동국제강·두산인프라코어)와 협력해 청년을 위한 기숙사를 만들 계획이다. 인천이 아닌 타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동구에 정착한다면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그는 동구 내 공업지역 역시 줄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구가 주거 비율보다 공업 비율이 높은 탓에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먼지 등에 호소하는 주민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그는 만석동에 있는 공장부지 일부에 아파트 건설을 꾀하고 있다. 공업지역을 줄여 아파트 부지를 늘린다면 인구 유입이 늘어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구는 공업 비율이 전체 52%인 도시에요. 당장 이 수치를 절반으로 줄일 순 없지만 우선 50% 이하로 내리려고 합니다. 이렇게 준비하다 보면 분명 동구의 미래는 다른 어떤 곳 보다 밝게 빛날 것 입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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