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
'사회적공동체'로 문제해결
의제별 협력방안 마련 나서
"경제활동 목적을 공익에 두고
동등한 기회·합리적 경쟁사회"
▲ 2018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가 열린 13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노보텔엠배서더에서 강연자들과 내빈들이 행사 시작 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경기도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경제문제 해결의 대안을 '사회적 경제'에서 찾고, 민선 7기에서 추진할 5대 중점과제와 2개 실행체계를 발표했다.

도의 사회적 경제는 시장·군수 단체장의 의지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10월기준 사회적 기업 489곳과 마을기업 204곳, 협동조합 2650곳, 자활기업 183곳 등 무려 3526개의 사회적 경제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위주의 지원에 따라 각 조직형태별 서로 상이한 지원방안을 받고 있고, 정작 각각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의제별 협력은 부재한 실정이다.

도는 향후 사회문제 해결 중심의 정책을 펼쳐 사회적 공동체 간 협력을 통해 도민들이 사회적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역량을 키워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5대 중점과제는 ▲소상공인 및 운수분야 일자리 질 개선 ▲노인돌봄, 의료, 육아 등 사회서비스 향상 ▲사회적경제 주체 주도의 사회주택 공급 ▲사회적경제를 위한 금융생태계 조성 ▲사회책임조달 제도화 및 노동정책의 연계 추진 등이다. 소상공인 및 운수분야 일자리 질 개선은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육성을 확산하고 택시와 마을버스 등 운수분야 협동조합을 육성하는 방안이며, 노인돌봄·의료·육아 등 사회서비스 향상은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주체들이 지역의 복지혜택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사회적 경제 주체 주도의 사회주택 공급이란 협동조합이 주거복지문제의 해결주체로 나서 공공의 지원 하에 민간임대주택을 운영하고 나아가 민간공원과 사회주택 공급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를 위한 금융생태계 조성은 경기사회혁신펀드 조성을 지원해 사회적 경제 주체가 안고 있는 금융문제를 해결하는 과제이며, 사회책임조달 제도화 및 노동정책의 연계를 위해서는 공공기관 평가 시 구매율을 적용하고, 일반용역 및 노무 중심의 민간 위탁 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 평가하도록 하는 등 공공이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책임을 나누는 방안이다. 이를 위한 2개 실행체계로는 사회적 경제 확산을 위한 다양한 역량강화 사업 추진과 거버넌스 활성화를 제시했다.

도는 사회문제별 협력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13일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2018 경기도 사회적경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내 사회적 경제 관련기관, 현장전문가, 학생 등 각계각층의 도민 500여명이 참가했다.

10명의 해외전문가들은 각각 지역 공동체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새라 이아나론(Sarah Iannarone)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학교 연구원은 도심 슬럼화가 진행된 포틀랜드를 지역사람들이 힘을 모아 관광도시로 키워낸 경험을 소개했으며, 에밀리 버윈(Emily Berwyn) Meanwhile space 대표는 공동화되는 지역의 빈 건물을 활용해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동체 공간으로 바꿔낸 일화를 발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약자든 강자든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누리고 합리적 경쟁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경기도정의 목표다"라면서 "사회적경제는 경제활동의 목적을 공익에 두고 우리 사회 전체가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다함께 잘사는 동네 꿈꿨더니 인기관광지 됐죠"

새라 이아니론 포틀랜드 주립대 연구원, 지역공동체의 문제해결사례 발표


미국 오리곤 주 안에 있는 포틀랜드는 27만5000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북미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포틀랜드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시민사회와 정부 간의 가교 역할을 한 지역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공동체가 어떻게 지역을 바꿔갔는지, 어떤 원칙에 따라 의사를 결정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40년 전만 하더라도 포틀랜드는 대부분의 북미도시와 같았습니다. 보스턴 등과 같이 잘못된 도시개발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기후 변화와 대기질 악화를 겪고 있었고 강도 절반 이상이 오염된 상황이었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교외로 이주했고, 그들이 도시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를 많이 짓고 있었죠. 반면 도심지역에는 열악한 환경에 상업지구가 해체되고 심지어 인종차별도 심해졌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암울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환경운동가들과 건축 디자이너들, 평범한 시민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합의였습니다. 고속도로를 짓기보다는 대중교통을 만들었고, 많은 주차장을 공공장소로 바꿔냈습니다. 자동차를 위한 인프라를 사람을 위한 인프라도 바꿨고, 도심 자체를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자연환경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자 변화가 왔습니다. 우리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변화하다보니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하는 유명한 관광지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4가지 방침과 가치의 추구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좋은 거버넌스'로 저희는 힘을 모아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켰고, 구역별로 시민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도시 환경 결정에 모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협업과 파트너십'입니다. 누군가 어떤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말할 때 동일한 가치를 기반으로 논의하고 해결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정부의 도시재생사업과 같은 제한된 지원이 있을 때 모두가 참여하는게 중요합니다. 다만,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주민들이 동일한 가치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포틀랜드는 40년 간 이 일을 해왔습니다.

세 번째는 '포용과 공동체의 참여'입니다. 참여는 안전한 것이라는 생각을 모두 공유해야 합니다. 이민자와 난민 공동체가 지역 공무원을 소개 받고, 과정에 대해 이해를 얻으며, 직원들을 만나 시설을 견학하고 예산 공청회를 참여함으로서 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이끌어 갈 수 있게 됩니다.

네 번째는 '공동의 번영'입니다. 저희는 시장원칙이 아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우선으로 의사를 결정합니다. 포틀랜드는 주택을 만들 때 몇 가지 주요 지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접근성과 취약성, 소득 등을 지표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적정가격의 주택을 만들 기회가 있을 때 시장원칙이 아닌, 어디서 가장 많이 필요한지를 분석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의 의사결정은 공공의 번영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4가지 방안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우리는 우리를 위해 필요한 것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살기 좋은 곳을 만들면 지역에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가 더 커진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관광이 활성화 되었고, 이 같은 의사결정과정이 이제는 효율적인 경제발전전략이 됐습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