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음식값 최저 5000원선
인천 한 끼당 '4500원' 지원
사용업소 편의점·빵집 80%
경기도는 6000원으로 인상

 

올 겨울방학에도 인천지역 결식아동·청소년들은 식당 문턱을 넘기도 힘든 4500원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인천시가 결식아동 급식단가를 동결하고 기초자치단체도 추가 지원을 고려하지 않는 가운데 편의점·빵집이 급식카드 사용업소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현실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16일 인천 계양구 계산4동 계양구청 주변 한식당. 결식아동 급식카드 사용업소로 지정된 이 식당의 메뉴는 모두 5000원 이상이었다. 주변 식당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 끼니당 4500원으로 매겨진 급식카드로는 된장찌개 1인분(5000원)도 사먹을 수 없다.

식당 주인은 "가뭄에 콩 나듯 결식아동들이 온다. 부모와 같이 밥을 먹고 일부 금액을 급식카드로 결제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신대초등학교와 계산중, 계양고 등 5개 학교가 몰린 계산4동에는 급식카드 사용업소가 13곳 지정돼 있다.

절반 이상은 편의점(4곳)·제과점(3곳)이다. 도시락 가게와 분식집을 제외한 일반 식당은 2곳뿐인데 가장 싼 메뉴는 5000원이 넘는다. 계양맛길과 용종음식문화거리가 자리한 동네인데도 급식카드만 들고 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과 내년 방학 때도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시는 내년 결식아동 급식 지원 단가를 끼니당 4500원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급식단가는 2011년 이후 4000원으로 유지되다가 올해 5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경기도는 지난 8월부터 급식단가를 45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급식단가를 인상했기 때문에 당장 내년은 어렵고 내후년 조정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기초단체가 추가 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급식 지원 대상 아동은 1만4075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긴급복지 지원 가구 등 취약계층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다.

지원 금액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급식카드 사용업소는 편의점·제과점 위주로 채워지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 사용업소 2356곳 가운데 편의점(1640곳)과 제과점(208곳)이 78.4%를 차지한다. 지난 여름방학 때 75.3%였던 비중보다도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음식점은 523곳에서 508곳으로 오히려 줄었다.

기초단체들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긴 마찬가지다. 결식아동이 2700여명으로 인천에서 가장 많은 부평구 관계자는 "구 예산을 들여 추가 지원하는 방안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급식카드가 1개월 단위로 충전되기 때문에 끼니당 식비를 조절하면 4500원이 넘는 식사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