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도예 배우고 캠핑도 가고 … 여가 즐기며 성장하는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들은 성인기로 접어들수록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해진다. 부모나 가족의 돌봄에도 한계가 있어 함께 지내는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간보호센터나 직업재활시설에서 돌아와 가정에 홀로 있어야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여가활동이다.

이처럼 여가활동을 필요로 하는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다양한 문화체험을 즐기는 사례가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예림일터'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성인 발달장애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여가활동 프로그램 'Free Time(여가), Happy Time!(행복한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예림일터는 장애인들이 즐거운 삶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자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올 5월 인천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10월까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프로그램 이용자들은 매월 2회에 걸쳐 뮤지컬과 연극, 다양한 공연을 관람하고 도예와 꽃꽂이, 목공 같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체험활동에 참여했다. 또 작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송댄스와 체육활동도 즐겼다. 지난 9월에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는 '힐링자연캠핑 프로그램'도 열렸다.

예림일터에서 종이컵 포장사원으로 근무하는 정모(27·지적장애 3급)씨는 퇴근하면 주로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휴대폰 게임을 했다. 일터에 나가지 않는 주말과 휴일도 마찬가지였다. 특별한 일이 없을 때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보낸 정씨에게 이제 일터에 나오는 시간은 가장 즐겁고 소중하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있을 뿐 아니라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정씨와 같은 신체적, 정신적 제한을 지니고 있는 장애인들은 돈이나 시간이 있더라도 기회가 없어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조사한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적장애인 96%가 주로 텔레비전 시청을 통해 문화·여가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장애인의 여가활동은 매우 한정적인 실정이다.

공보연 예림일터 원장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여가활동에서 소외된 장애인들에게 소중한 시간을 선물할 수 있었다"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장애인들의 직업생활 유지와 자립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