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자기가 가진 모든 소유물을 버리지 않아 생명이 위태롭다고 한다면 차라리 책더미 속에서 죽는 것이 행복하다」-로마의 정치가 시세로의 말이다. 시세로가 아니더라도 책에 대한 금언은 많다. 「머리는 책으로 가득 채우고 육신은 혹사하라」는 옛 말도 있다. 책은 지식과 사상으로 가득한 창고와 같아서 책에서 길을 찾고 영혼의 양식을 얻는 곧 책은 인생의 도반(道伴)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책을 통해 인생을 배웠고 교훈과 진리도 얻었다. 그러면서 후세들에게도 책을 읽으라고 가르쳤다. 등화가친이니 독서삼매경이니 해서 책 읽기를 권하고 강조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우리처럼 책을 가까이 않는 국민도 드물다. 이웃 일본만 해도 지하철 승객들은 거의가 책을 들고 있고 서점은 언제나 붐빈다. 우리나라 국민당 연간 독서량이 두권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으나 우리의 독서 풍토로 보아 그것 조차 맞지 않는 수치인 것만 같다. 독서분위기와 관심은 점차 엷어져 지난 가을에는 독서주간이니 독서의 달이니 하던 것도 슬그머니 없이 지나쳤다.

 그러니 서점이나 출판사가 될리 없다. 하루가 멀다하며 서점이 문을 닫고 그 자리엔 옷가게가 들어서고 출판사들은 팔리지 않은 책더미에 묻혀 빚꾸러기가 되어 있다. 그 많던 인천의 서점들도 지금 간곳 없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어쩌다 고향의 모임에 불리어 오는 출향인들이 시간이 남아 서점에라도 들리려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신포동에 서점이 생겼다고 해서 화제이다. 신포동은 첨단패션이나 유흥업소로 흥청대는 이른바 인천의 명동-이곳에서의 서점 개업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유흥가에서의 반란이라고도 할만하다. 주위의 반대가 많았으나 반가워하는 이들도 있어 힘이 생긴다는 서점대표의 말이다. 소문을 들은 이들중에는 내일 처럼 기뻐하기도 한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반드시 금전이나 규모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 기쁨을 주는 생업도 봉사이다. 일취월장 성공하기를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