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안산 등 20년 이상 열수송관 잇단 파열 … 점검 시급

최근 고양, 안산 등 경기도내 20년 이상된 열 수송관(온수관)이 잇따라 파열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노후관이 1990년대 초 지어진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 도내 1기 신도시에 주로 배치돼 있는 등 신도시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필요성이 재차 제기되고 있다.

13일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해당 시·군에 따르면 12일 오후 8시35분쯤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푸르지오3차 아파트 단지 부근에 묻힌 온수관 파열로 인근 1137가구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끊겼다. 주민들은 안산시와 소방당국은 굴착 장비를 동원해 복구하는 4시간여 동안 추위에 떨어야 했다.

해당 온수관은 2002년 고잔신도시 조성 당시 매설된 것으로, 배관 외부 피복 부분을 중심으로 부식이 진행돼 파열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윤화섭 시장은 13일 안산도시개발㈜ 최대 주주로서 온수 인입관 파열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에게 불편을 준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과했다.

또 이날 고양 킨텍스 전시장 앞 온수관 보수공사도 진행됐다. 지난 10일부터 맨홀에서 수증기가 발견됐고 난방공사가 이날부터 배관교체작업에 들어갔다. 난방공사는 맨홀 안 온수관에서 미세하게 온수가 새는 것을 확인하고 사람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곳의 온수관은 400㎜로 백석동의 온수관보다 용량이 작다.

지난 4일 고양시 백석동 인근에 매설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온수관(850㎜)이 파열돼 많은 사상자를 낸 이후 도내에서만 벌써 세 번째 사고가 터졌다.

지역난방공사는 고양시 백석동 온수관 파열 사고 이후 20년 이상된 온수관 686㎞ 전 구간을 대상으로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상 징후가 나타난 곳은 203곳에 달했다.

고양의 경우 주변 지역과 섭씨 3도 이상 지열 차이가 발생하는 곳은 23곳, 10도 이상은 6곳이나 됐다. 백석동 수송관도 시공한 지 27년이 지난 장기 사용 배관으로, 일산신도시 조성 때인 1991년에 설치됐다.

고양 일산에 사는 한모(43·여)씨는 "지역난방공사(고양)도 이런 상황인데, 지역도시개발공사(안산) 등 지자체들이 관리하는 온수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발밑에 지뢰를 달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고양 백석동 지역난방 열 수송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된 20년 이상 노후 열 수송관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황창화 난방공사 사장은 "난방공사 30여년 역사에서 온수관에 금이 가거나 찢긴 사고는 왕왕 있었지만 백석역 같은 폭발형 사고는 처음이었다"며 "안전관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 1월까지 관내에 매설된 중점관리 구간을 중심으로 도시개발과 함께 정밀진단을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병선·김은섭·김장선 기자 k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