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와 달리 갑자기 눈발
교통 체증·사고 줄줄이

"어젯밤에 재난문자 받긴 했는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부평까지 승용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회사원 김명선(36)씨는 "지각도 이런 지각이 없었다"고 했다. 보통 40~50분이면 가는 출근길을 13일에는 오전에 내린 눈 때문에 길 위에서 2시간 가까이 잡혀 있었다. 그는 "회사 도착하니 곧 점심시간이더라"며 "출근 전까지만 해도 분명히 눈이 별로 안 올 거 같았다. 차를 가져간 게 큰 실수였다"고 전했다.

오전 출근 시간대 인천지역에 적지 않은 눈이 내리면서 시민들 발이 묶였다.
김씨처럼 집을 나설 때만 해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차를 끌고 나왔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눈발에 도로 위에 갇힌 사례가 많았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최고 적설량은 4.2㎝로 서울 1.7㎝와 차이를 보였다. 오전 11시쯤에 눈이 가장 많이 쌓였다.
새벽부터 내리던 눈은 오전 7시 넘어 눈발이 강해지기 시작해 도로 위로 쌓였고 출근길 차들이 뒤엉키며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사실 폭설 수준의 눈은 아니었다. 인천시 등 제설 담당 기관들이 출근 시간대 부랴부랴 작업에 나서며 도로마다 차들은 거북이걸음을 이어가야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눈이 예보와 다르게 예측하기 힘든 시간대에 내렸다"며 "인천시 내 여러 기관에서 제설 작업에 투입되다 보니 기관 간 소통이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폭이 20m 이하인 도로나 골목길 제설을 담당하는 10개 군·구 대응에도 차이가 있었다. 부평구, 계양구, 서구 등은 간밤에 도로에 염화칼슘 등을 뿌려 놓은 반면, 일부 지자체는 눈 치우는 작업에만 신경 쓴 분위기다.

눈길에 사고 소식도 계속됐다. 오전 7시27분쯤 서구 가정동 한 도로에서 승용차 간 충돌로 A씨(40)가 허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오전 8시30분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 인도에서는 B씨(36)가 눈길에 미끄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눈 그칠 때까지 접수된 교통사고만 21건, 낙상 사고는 8건이다.

기상청은 14일 인천 아침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고, 낮에도 0도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강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지겠고, 일요일에는 추위가 누그러지면서 전국에 또 한차례 눈이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김원진·김예린 기자 kwj7991@incheonilbo.com